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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조 예산전쟁' 마지막 결판 시작됐다…여야 소소위 5대 쟁점

중앙일보

입력

국회가 27일부터 예결위원장과 예결위의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간사만 참여하는 ‘소소위’(예산소위 내 소위원회)를 가동하며 예산전쟁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다.

송언석 국민의힘 간사와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송언석 국민의힘 간사와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3일부터 9일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를 열어 656조 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들여다봤다. 그러나 예산소위가 본격적으로 감액 심사부터 시작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원회 차원의 예산안 예비심사 의결을 밀어붙이면서 보류사업과 증액 심사는 손도 대지 못했다. 여야는 이날부터 비공개로 소소위에서 심사를 이어갈 계획이지만 쟁점 예산을 둘러싼 이견이 커 좀처럼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결위 활동 기한인) 30일까지 고작 3일 남았는데 아직 증액 심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수정안을 준비하겠다”고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반면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같은날 논평을 통해 “다수의석의 힘자랑을 한 번이라도 ‘민생’과 ‘예산’에 집중해 달라”며 “국민의힘은 반드시 민주당의 예산 폭주, 탄핵 폭거를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①최대 쟁점은 R&D예산

여야가 가장 강하게 충돌한 항목은 R&D(연구·개발) 예산이다. 정부가 올해 대비 5조2000억원(16.6%) 삭감된 25조9000억원을 편성하자 민주당은 지난 14일 국회 과방위원회 예산안심사 소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을 재편해 정부 원안보다 8000억원을 늘려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이 이공계 분야 R&D 장학금 지원을 늘리는 등 보완 방침을 밝혔지만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20일 본지 인터뷰)는 최소 3조원 이상 증액을 요구하고 있어 여야간에 막판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②이재명표 예산 논란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윤석열표’ 예산을 무차별적으로 삭감하면서 정부 예산안에 없는 ‘이재명표’ 예산들을 대거 증액시킨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은 내년도 정부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7053억원을 복원시켜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 대표가 경기지자 시절 추진한 대표적 정책이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국회 교통위원회 예산안심사 소위에서도 이 대표가 주장했던 청년 패스(월 3만원 교통비 지원) 예산을 일반 국민 패스 예산과 하나로 묶어 2923억원을 단독으로 증액시켰다.

13일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③예산소위서도 결론 못낸 검찰 특활비 

법무부와 감사원 등 사정기관 특수활동비 규모를 놓고도 여야는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예산소위 첫날인 지난 13일 80억9000만원 규모의 검찰 특수활동비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20% 삭감돼 3억2000만원으로 올라온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두고 여야 간에 공방이 벌어졌지만 모두 보류처분됐다. 민주당은 감사원 특활비 15억1900만원에 대해서도 감액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사정기관의 손발을 묶으려는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④원전·재생에너지 예산 놓고도 격돌

지난 20일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이 정부 예산안 중 원전 관련 예산을 1831억원 삭감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예산은 4501억원 늘린 것도 논란이다. 원전업계는 같은날 규탄성명을 내고 “문재인 정권 시절 초토화되고 말았던 원자력산업계를 다시 일으키려는 윤석열 정부의 노력을 아예 뿌리째 뽑아버리겠다는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⑤새만금 예산도 쟁점

민주당은 새만금 관련 예산도 전북 지역의 요구를 반영해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잇따라 증액시켰다. 지난 13일 농해수위에서도 새만금 신항건설 1239억원을 포함해 2902억원을 민주당 단독으로 증액처리한데 이어 15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도 새만금 고속도로 등 관련 예산을 정부안 대비 1472억원 증액해 단독 의결했다.

2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634조5000억원 규모의 2023년도 예산안이 재석 273인, 찬성 251인, 반대 4인, 기권 18인으로가결되고 있다. 뉴스1

2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634조5000억원 규모의 2023년도 예산안이 재석 273인, 찬성 251인, 반대 4인, 기권 18인으로가결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이 증액을 벼르고 있는 예산들은 정부 동의가 필수적이다. 소소위에서도 여야 이견이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법정시한(12월 2일) 내 예산안 처리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회 안팎에선 민주당이 지난해 정부 원안에서 약 2조원 감액한 자체 수정안을 마련하고 단독 처리 직전까지 갔던 사례가 되풀이 되는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된 2014년에 이어 6년만인 2021년 들어 법정기한을 지켰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22일이나 넘긴 12월 24일이 돼서야 겨우 예산안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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