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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위기 삼성…이재용 회장 ‘조기 인사’ 카드 꺼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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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가 이르면 27일 내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다.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인사와 조직 개편을 확정 지어 선제적으로 사업 전략을 세우고, 조직의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재계와 삼성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및 전자 계열사는 지난 24일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를 통해 일부 현직 임원진에게 계약 종료(퇴임) 통보를 전달했다. 이와 관련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에 따라 올해는 11월 마지막 주가 시작되는 27일로 사장단 인사 발표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삼성전자는 통상 매년 12월 초에 최고경영진 인사를 실시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조기 인사설’이 삼성 안팎에서 확산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재용 회장이 1주년을 맞아서 내는 인사인 데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30주년’이 겹치면서 인사·조직 쇄신을 통해 역동적인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업 면에서 삼성의 주력인 반도체가 글로벌 업황 등의 영향으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바꿔야 한다’는 대내·외 의견이 거셌다. 이에 따라 올해는 삼성의 ‘미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TF가 최고경영진 인사를 평소보다 7~10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인사 폭과 관련해서도 ‘파격이냐’ ‘안정이냐’를 두고 수많은 시나리오가 나왔지만, 최근엔 대대적인 변화보다 안정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지난해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는 사장 승진 7명, 위촉 업무 변경(계열사 이동) 2명 등 총 9명 규모였다. 익명을 원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안정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연관 지을 수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최근 이재용 회장에 대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 합병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삼성전자 3분기 부문별 주요실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3분기 부문별 주요실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삼성전자]

이와 관련 삼성은 정현호(63)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 체제를 일단 유지할 전망이다. 또 2021년 말 선임된 한종희(61)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부회장과 경계현(60) 반도체(DS) 부문 사장도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또 다른 삼성 고위 관계자는 “예상보다 (인사 폭이)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장 승진 및 업무 변경, 퇴임 및 관계사 이동 대상자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DX 산하에 있는 모바일(MX)사업부의 노태문(55)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기존 한종희·경계현 2인 체제에서 3인 대표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MX사업부는 최근 갤럭시Z 플립5와 갤럭시Z 폴드5 등이 프리미엄 폴더블폰 시장 형성에 기여했다 평가를 받는다. 2020년 1월 사장에 오른 그는 세대교체 기조에도 부합한다. 이 밖에도 DS 부문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홍경(58)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직 개편도 ‘변화’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재계에선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그룹의 규모와 사업 범위가 거대해지면서 삼성그룹에 과거 ‘미래전략실’ 같은 그룹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일부에선 현재 사업지원TF가 승격돼 그룹의 지휘·조정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 및 정부·재계 인사들과 프랑스 파리를 찾았던 이재용 회장은 26일(현지시간) 이후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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