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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압승 네덜란드 극우당수 "팔 주민 요르단 이주"

중앙일보

입력

네덜란드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요르단으로 이주시켜야 한다고 말해 아랍권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자유당은 강경 반(反)이슬람 정책을 내건 극우 성향 정당으로 이번 총선에서 50석 가운데 37석을 확보하며 1당에 올랐다.

네덜란드 극우 성향의 자유당 대표 헤이르트 빌더르스. AFP=연합뉴스

네덜란드 극우 성향의 자유당 대표 헤이르트 빌더르스. AF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예루살렘포스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빌더르스 대표는 지난 22일 치러진 총선에서 자유당이 1위를 한 뒤 낸 성명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요르단으로 이주시키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지지해 온 '두 국가 해법'을 정면으로 배치하는 내용이다. 팔레스타인이 독립된 주권 국가를 세울 권리 역시 부정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과 요르단 등 당사국은 물론 여러 아랍권 국가가 즉각 이에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빌더르스 대표의 성명에 대해 "우리 국민에 대한 침략을 확대하라는 요구이자 그들의 문제와 미래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이라고 규탄했다.

PA는 또한 국제법과 유엔 결의에 따라 빌더르스 대표의 성명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도 24일 한케 브라윈스 슬롯 네덜란드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빌더르스 대표의 성명이 "인종차별 발언"이라고 비난했다고 요르단 외무부가 발표했다.

사파디 장관은 또한 "우리는 국제적 합의에 따라 동예루살렘을 미래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도로 하는 두 국가 해법에 전념하고 있다"며 "요르단은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와 독립국가 추구를 약화하는 어떤 제안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브라윈스 슬롯 장관은 이에 네덜란드 하원 대다수가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연맹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예멘 등도 잇따라 규탄 성명을 냈다.

빌더르스 대표는 그러나 25일 엑스에 자신의 성명에 대한 아랍권의 반발을 다룬 기사 링크와 함께 "요르단은 팔레스타인이다!"라고 적으며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빌더르스 대표는 그동안 이슬람을 "정신적으로 지체된 문화", "낙후된 종교"로 지칭하며 쿠란 금지, 이슬람 사원 폐쇄, 무슬림 국가 출신 이민 봉쇄 등 네덜란드의 '탈 이슬람화'를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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