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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도 "왜 일 키우나"…'암컷' 때도 그가 떴다, 野복병 이 남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이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경고·징계할 때마다 이를 들쑤시고 비판해 며칠간 논란을 키운 복병이 있었다. 친(親)이재명계 정치 컨설턴트이자 구독자 48만여 명을 확보한 유튜버인 박시영 ‘주식회사 박시영’ 대표다.

 지난 21일 유튜브 박시영TV 라이브 방송에서 박시영 대표와 최강욱 전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지난 21일 유튜브 박시영TV 라이브 방송에서 박시영 대표와 최강욱 전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의 라이브 방송은 “오늘 열 받는 일이 많이 일어났죠? 아직도 화가 잘 안 풀리는데”라는 박 대표의 분노로 시작됐다. 방송 제목은 ‘갑작스런 최강욱 중징계, 지지자들 뿔났다’였다. 앞서 19일 최강욱 전 의원이 민형배 의원 북콘서트에서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민주당 지도부가 ‘당원자격 정지 6개월’ 비상징계 처분을 내리자 이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이날 방송 패널로 출연한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어떻게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 프레임에 갇혀서 민주당은 매번 이렇게 우리 스스로 자기 검열을 하게 만드냐”며 “당에서도 이걸 왜 확대재생산 하는지 모르겠다”고 열을 올렸다. 박 대표가 ‘암컷’ 발언에 대해 “분명히 김건희 여사를 지칭한 것이지 않나. (김 여사가) 대통령 놀음을 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하자, 남 부원장은 “그 말을 왜 못합니까”라고 맞장구쳤다. 그러면서 “잘못된 것을 지적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며 “왜 욕을 못합니까!”라고 외쳤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박 대표와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대표 등이 다 같이 웃으며 손뼉을 쳤지만, 남 부원장은 이 발언으로 24일 민주연구원 부원장직 사의를 표해야 했다.

지난 22일 유튜브 박시영TV 라이브 방송에서 박시영 대표 패널들이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 발언에 박수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지난 22일 유튜브 박시영TV 라이브 방송에서 박시영 대표 패널들이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 발언에 박수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박 대표는 초기부터 ‘암컷’ 발언 논란을 키웠다. 민주당이 지난 21일 “조정식 사무총장은 최강욱 전 의원의 발언을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고 규정하고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며 수습에 나섰을 때도, 그는 당 지도부를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박 대표는 이날 곧바로 페이스북에 “무슨 놈의 사과? 최강욱의 ‘암컷 나와 설쳐’가 김건희 특정해서 한 말인데 뭐가 문제? 조정식 헛다리 짚지 마시라”라는 반말투 글을 올렸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박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날 박시영TV 라이브 방송에 최 전 의원 본인을 출연시켰다. 박 대표는 “아쉬운 건 민주당의 대응이다. 이게 뭐 사과할 일이냐”며 “오히려 김건희씨가 대통령 놀이하는 거 잘된 일이냐, 맞는 행동이냐고 되물어야지”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최 전 의원도 이정섭 검사 관련 의혹을 언급하면서 “이슈를 이슈로 덮어야 되고, 저게 워낙 크니까. 느닷없이 뭔 얘기를 만들어서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있을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최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It‘s democracy, stupid(이게 민주주의야, 멍청이들아)!”라는 글을 올린 것 역시 이 방송 직후였다.

박시영 대표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과 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 지금은 삭제된 상태다. 페이스북 캡처

박시영 대표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과 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 지금은 삭제된 상태다.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만 발동할 수 있는 ‘비상징계권’을 활용해 최 전 의원의 ‘당원자격 정지 6개월’ 징계를 의결한 뒤에도 좌충우돌은 계속됐다. 박 대표는 징계 결정 직후 페이스북에 “민주당 지지자 노릇 하기 참 힘든 날!!!!!”이라는 글을 올려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자 이 대표 지지자들마저 “왜 일을 더 크게 만드시는 건가요?”, “여론전문가 행세 그만 하세요, 눈 돌아간 거 사람들 다 압니다”, “친목질 때문에 선거 말아먹어도 괜찮나”라는 댓글을 달며 만류했다. 그러자 박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표 혼자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아까 정청래 의원에게 들어보니까 정 의원과 이 대표는 징계하는 데에 반대했다는 얘기도 하더라”고 주장했다.

한때 대표적인 ‘친명 스피커’를 자처했던 박 대표를 두고 당내에선 “총선을 130여 일 앞둔 민주당의 최대 리스크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는 이미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늘 진중하고 세심해야 한다’며 이 사안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밝혔다”며 “이 대표가 징계에 반대했다는 박 대표 주장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한 친명계 수도권 의원도 통화에서 “박 대표는 이제 정말 골칫거리”라며 “그가 하는 일이 이재명 대표나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이재명 대표를 위한다고 하지만, 결국 본인 장사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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