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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우범국 다녀온 여행자, 공항서 ‘3초 전신스캔’ 받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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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방기선 국 조실 장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약류 관리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기선 국 조실 장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약류 관리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사실상 ‘마약과의 전쟁’에 나선다. 마약 우범국에서 입국하는 여행자 전원을 대상으로 비동의·비접촉 전신검사를 한다. 마약에 중독됐거나 마약성 진통제를 오남용 처방한 병원과 의사는 면허취소 등 제재를 강화한다. 마약류 공급 사범은 초범도 구속수사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미성년에 마약을 공급하면 사형까지 구형할 방침이다.

정부는 22일 ▶마약류 전수검사 시행 ▶의료용 마약류 처방 제도 개선 ▶마약류 중독 치료 지원 확대 ▶마약사범 처벌 기준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이 절실하다”고 주문한 뒤 출범한 범정부 마약류대책협의회가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협의회에는 국무조정실·법무부·보건복지부·대검찰청·관세청 등 15개 부처와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우선 국경을 넘는 마약류 반입 자체를 막기 위해 입국자와 입국 화물 검색을 강화한다. 지난해 전체 마약류 압수량의 60.3%(496㎏)가 반입 단계에서 적발되는 등 세관 단속이 중요하다. 관세청은 비접촉으로 전신을 3초 만에 스캔하는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를 전국 공항과 항만에 설치해 마약 우범국에서 입국하는 여행자를 전수 검사한다. 마약 고위험국발 화물은 일반 화물과 분리해 집중적으로 검사한다.

펜타닐·프로포폴 등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 사전 경고 시스템과 의료인 자격정지 행정처분을 도입한다. 마약류 의약품의 처방량·횟수 제한, 성분 추가 처방 금지 등 기준도 강화된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또 환자 본인 및 투약 이력 확인 등도 의무화한다. 의료인의 책임도 강화한다. 마약 투약으로 중독판정을 받은 의료인은 면허를 취소한다. 또 마약류관리법의 목적 외 투약·제공 조항을 위반한 의료인에 대한 1년 자격정지 행정처분도 신설한다.

마약 중독자 치료·재활 지원도 확대한다. 중독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수가도 개선한다. 서울·부산·대전 3곳뿐인 중독자재활센터를 내년에 17개소로 확대하며,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도 30곳으로 확대한다. 이와 맞물려 치료보호 비용을 급여화하고 치료보호자 수가 많은 병원의 경우 성과를 보상한다.

마약 밀수 건당 적발 중량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관세청]

마약 밀수 건당 적발 중량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관세청]

마약류 범죄의 검찰 사건 처리 기준도 강화한다. 마약류 공급 사범은 초범도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고, 영리 목적으로 마약을 상습 거래한 경우 최대 무기징역을 구형할 방침이다. 특히 영리 목적으로 미성년자에게 마약류를 공급하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다. 단순 투약하거나 소지한 초범도 원칙적으로 재판에 넘긴다.

의료계와 수사기관 등에서는 이번 대책을 이행할 예산·인력이 뒷받침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마약 치료에 대해 건강보험 확대 방안이 예산 심사를 통과할지 의구심”이라며 “재활센터를 만들어도 운영인력이 충분하지 않다. 의료인 양성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료진 마약사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식품안전의료처]

의료진 마약사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식품안전의료처]

또 그간 마약 범죄를 수사해온 한 경찰관은 “세관(관세청)에 인력·예산을 집중하지 않으면 마약 유통의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마약사범을 쫓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은 내년부터 윤희근 경찰청장을 포함한 총경 이상 고위간부 전원과 경정 이하 경찰관 10%를 대상으로 마약 투약 여부를 검사한다. 검사 대상자 수는 매년 1만4000명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8월 마약 모임을 하던 경찰관이 추락사한 사건의 후속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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