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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윤동주 시’ 환영사에…윤 대통령 “친구여” 셰익스피어 건배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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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BBC 등 현지 언론은 “음식과 식기, 장식 등 모두 4000가지 이상으로 구성된 호화로운 행사였다”고 묘사했다.

한국어로 “영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며 만찬사를 시작한 찰스 3세는 한국 문화를 추켜세웠다. “영국에 대니 보일이 있다면 한국에는 봉준호가 있다”며 제임스 본드를 오징어 게임에, 비틀스의 렛잇비는 BTS의 다이너마이트에 각각 비유했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저는 세종대왕의 뒤를 따라 완전히 새로운 알파벳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 같다”는 말도 했다. 찰스 3세는 “한국이 어리둥절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겪는 와중에도 자아감을 보존하고 있음은 한국의 해방 직전에 불행히도 작고한 시인 윤동주가 예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며 그의 시 ‘바람이 불어’ 중 네 구절을 인용했다. 이어 한국어로 “위하여”를 외치며 만찬사를 마쳤다.

윤 대통령은 영국이 한국전쟁 때 8만1000여 명을 파병한 점 등을 언급하며 “한국과 영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나눈 혈맹의 동지다.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함께하지 못할 일이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창 시절 친구들과 비틀스와 퀸, 그리고 엘튼 존에 열광했다”며 “지금 해리포터가 수많은 한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영어로 “친구여, 영국이여, 당신은 절대 늙을 수 없다(To me, fair friend, the United Kingdom, you never can be old)”는 말로 건배사를 마쳤다.

만찬엔 가수 블랙핑크 멤버 전원과 토트넘 홋스퍼 FC 위민에서 뛰는 조소현 선수, 유튜버 ‘영국남자’로 유명한 올리버 존 켄달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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