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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설친다” 역풍 거세자 민주, 사흘만에 최강욱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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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욱 전 의원. 연합뉴스

최강욱 전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암컷이 설친다”고 발언한 최강욱 전 의원에게 6개월 당원권 정지 결정을 내렸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민형배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조지 오웰) 소설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 이제 그것을 능가하는 데서…”라고 언급했다.

후폭풍이 커지자 민주당은 조정식 사무총장이 21일 공개적으로 경고에 나섰으나, 5시간 만에 최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조선일보 칼럼을 공유하며 “It’s Democracy, stupid(이게 민주주의야, 멍청이야)!”라고 적어 중의적 해석을 낳으며 논란을 더욱 지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했지만, 최 전 의원의 반응은 없었다.

이와 관련 21일 밤 민주당 의원 텔레그램 전체 단톡방에선 친명계와 비명계가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이 “당이 어찌 이리 망가졌나, 개탄스럽다”고 하자, 출판기념회에서 최 전 의원 발언에 웃으며 동조했던 민형배 의원은 “당이 망가졌다니 조선일보가 민주당 기준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친문' 전재수 의원이 “쎄빠지게 골목길 돌아 놓으면 한방에 다 말아먹고, 제발 말조심하자”고 하자, 친명계 박찬대 의원은 “아무것도 안 하면 실수도 없다”며 민 의원을 엄호했다.

최 전 의원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검찰 개혁 관련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연락을 두절한 채 불참했다. 토론회를 연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토론회에 본인이 집중적인 취재 대상이 되는 것에 우려해, 참석 여부를 심사숙고하겠다고 했다”며 전날 최 전 의원과의 통화 내용을 전했다.

당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최 의원에 대한 비상 징계를 의결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막말과 설화,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엄중한 대처를 하고 경각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민주당 당규 7호 32조에 따르면, 당에 중대한 문제가 우려될 때에는 당 윤리심판원을 거치지 않고 최고위 의결로 징계 처분이 가능하다. 이재명 대표 체제 출범 후 첫 비상 징계 결정이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이 대표는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두고 “섬뜩하다”며 격분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의원은 물론이고 당직자들도 기강이 해이해져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당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일부 최고위원은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이 대표를 ‘JMS’에 빗대는 등 앞서 해당 행위를 한 사람은 뭐냐. 형평성 차원에서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으나, 향후 다른 발언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조치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최 전 의원 징계로 의견이 모였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언급한 김용민ㆍ민형배 의원에게는 지도부가 사과를 설득하기로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당 소속 의원의 언행으로 상처 입은 분들, 혼란을 드린 것에 대해 원내대표인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근 민주당은 송영길 전 대표의 "200석이면 윤석열 탄핵",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이던 허영 의원의 “국민은 산식(준 연동형 비례제 의석수 계산법)을 알 필요 없다”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개딸'로 통칭되는 강성 지지층은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수박은 아무 일 없더니 우군은 광속도?” “민주당은 헛발질을 잘하는 당임을 한 번 더 확인했다”라며 최 전 의원 징계에 불만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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