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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암컷 설쳐” 파장 확산…이재명 “막말 무관용 대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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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의 돌출 언행이 내년 총선으로 가는 길에 당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김건희 여사를 ‘암컷’으로 칭하는 듯한 발언까지 나오며 논란이 거세졌다.

‘암컷’ 발언의 진원지는 최강욱 전 의원이었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책 『탈당의 정치』를 출판한 기념으로 광주 과학기술원에서 연 북콘서트에 참석했다. ‘처럼회’ 출신 김용민 의원도 함께였다. 최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공화국도 아니고 동물의 왕국이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전 의원은 “소설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 이제 그것을 능가하는 데서…”라며 사실상 김건희 여사를 저격했다. 이를 듣고 민·김 의원은 웃었다. 최 전 의원은 다만 “제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 전 의원은 지난 2월 김 여사 특검법 처리 촉구 국회 농성에서도 윤 대통령을 ‘박물관에 들어간 코끼리’에 비유하며 “지금 코끼리가 하는 일은 도자기가 어떻게 되든 암컷 보호에만 열중한다”는 인터넷 댓글을 소개했다.

최 전 의원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자 21일 비판이 커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습관처럼 다시 도지는 민주당의 막말 본능이 국민을 분노케 한다. ‘암컷’ 운운하며 여성을 싸잡아 모욕하는 행태가 과연 정상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판이 커지자 민주당은 “그동안 이미 여러 가지 발언으로 인해 상처 입으시고 불편함 느끼셨을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공지했다.

좀처럼 논란이 식지 않자 이재명 대표까지 직접 나서 “정치인에게 말 한마디는 천근의 무게를 지녔다.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늘 진중하고 세심해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그는 “국민의 공복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최 전 의원의 사과는 없었다. 외려 당 경고를 받은 지 5시간 만에 페이스북에 “It’s Democracy, stupid(이게 민주주의야, 멍청이야)!”라고 쓰며 반발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사과가 없을 경우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 국회 정치개혁특위 소위에서 “국민은 산식(준연동형 비례제 의석수 계산법)을 알 필요가 없다. 국민이 산식을 알고 투표하느냐”고 발언해 ‘국민 비하 발언’이란 논란이 일자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정개특위 위원직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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