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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패밀리' 예산 다 날린 野…박민식 "깎을 걸 깎아야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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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회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예산이 야당 주도로 전액 삭감된 데 대해 “보훈부 장관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21일 페이스북에 ‘영웅들의 아이들을 돌볼 책임’이란 글에서 “순직 군인, 경찰, 소방관의 어린 자녀들을 돕는 일이 야당에는 눈엣가시입니까?”라며 이같이 반문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칼질’이 걱정돼 줄이고 줄인 최소한의 예산인데, 그것마저 전액 삭감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고 물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정무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를 단독으로 열어 보훈부·금융위원회 등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예산 6억1700만원을 모두 삭감했다.

국가보훈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제복의 영웅(전몰·순직 군경)들의 미성년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성년이 될 때까지 사회공동체가 함께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순직 군인·경찰·소방관의 어린 자녀들을 돕는 일이 야당엔 눈엣가시냐”며 “아무리 거대 야당이어도, 아무리 전횡을 휘두른대도 깎을 걸 깎아야지요”라고 적었다.

박 장관은 “‘히어로즈 패밀리’ 사업은 내가 어릴 적 아버지 없이 크면서 느낀 사회적 결핍을 나라가 채워주자는 뜻에서 정성을 담아 만든 것”이라며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하물며 영웅의 아이라면 온 나라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장관 부친 고(故) 박순유 중령은 베트남전 참전 중 전사했다. 당시 박 장관은 7세였다.

박 장관은 ‘히어로즈 패밀리’는 “사업 배경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있었기에 호응도 컸고, 저명한 멘토들이 발 벗고 나서줬다”며 “그런 사업을 야당이 쪽수로 막는다면 순직 군경의 미성년 자녀들을 보훈 사각지대에 방치하자는 뜻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본질을 호도한 여당의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정무위원회 예산소위 위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보훈부가 신규로 편성한 해당 사업은, 순직군경 자녀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사업이 아닌 주니어 단복 제작사업, 소수 인원의 해외 탐방 사업, 스포츠 관람 지원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그동안 소위 심사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의된 심사 결과를 무시한 채, 고의로 국회 정무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 일정을 지연시키고 의결을 거부했다”며 “그 결과, 보훈대상자들의 보훈 안전망 확보를 위한 예산은 예결위에 제출되지도 못하고 아무런 증액없이 원점에서 심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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