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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비상문 연 30대 심신미약 인정됐다…집유 5년, 곧장 석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구공항 착륙 중 항공기 비상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긴급체포된 30대 남성 이모씨가 지난 5월 2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대구공항 착륙 중 항공기 비상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긴급체포된 30대 남성 이모씨가 지난 5월 2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비행 중인 항공기 비상문을 강제로 개방한 3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5형사단독 정진우 부장판사는 21일 항공보안법 위반,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32)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구속 수감돼 있던 이씨가 집행유예 처분을 받으면서 이씨는 곧장 석방됐다.

“비행 중 승객 위험 빠뜨린 죄책 무거워”

다만 정신 감정 결과 ‘잠정적 조현병 양상 장애’가 있다고 판단, 재판부는 이씨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보호관찰 기간 중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비행 중인 항공기 비상 탈출구 출입문을 여는 행위로 많은 승객을 위험에 빠뜨리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어서 이씨의 죄책이 매우 중하다”면서도 “하지만 이씨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했고 범행 전 전화 통화 내용을 보면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등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5월 26일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기에 탑승한 30대 남성 이모씨가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개방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 가운데 승무원이 비상문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 사진이 확보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항공기 비상문이 열린 상황에서 여성 승무원이 두 팔을 벌려 입구를 몸으로 막고 있었다"고 전했다. 뉴스1

지난 5월 26일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기에 탑승한 30대 남성 이모씨가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개방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 가운데 승무원이 비상문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 사진이 확보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항공기 비상문이 열린 상황에서 여성 승무원이 두 팔을 벌려 입구를 몸으로 막고 있었다"고 전했다. 뉴스1

이어 “이씨가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고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건강상태와 나이 등 제반적인 상황을 종합해 이같이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보호관찰 명령…정신건강의학과 치료도”

이씨는 지난 5월 6일 대구시 동구 대구국제공항 224m 상공에서 시속 260㎞로 하강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비상 탈출구 출입문을 열어 승객들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항공기 비상탈출용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가면서 항공사 추산 6억원 이상의 피해를 준 혐의도 받고 있다.

출입문을 연 이씨는 옆 벽면에 매달리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하다 승무원과 탑승객에 제압당했다. 당시 항공기에는 194명이 탑승 중이었으며, 승객 12명은 매우 놀라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일부가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실직 후 정신적 스트레스로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지난 5월 26일 오전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30대 남성이 착륙 전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개방하는 사고가 발생해 일부 탑승객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26일 오전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30대 남성이 착륙 전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개방하는 사고가 발생해 일부 탑승객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이씨는 공판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 자신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정신 감정을 신청했다. 정신 감정 결과 이씨의 심신미약 상태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결과가 나왔다.

앞서 지난달 26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항공기 운항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했고 많은 승객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 항공기 역시 비상탈출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가는 등 수리비로 6억원 이상 발생했다”며 징역 6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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