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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하필 81세 생일날…'나이' 약점 농담하다가 또 실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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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 행사’에서 전미칠면조협회가 선물로 보내온 칠면조를 가리키며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 행사’에서 전미칠면조협회가 선물로 보내온 칠면조를 가리키며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만 81세 생일을 맞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약점인 ‘나이’를 소재로 농담을 하다 또 말실수를 했다. 재선 가도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나이 문제를 농담으로 웃어넘기려 하는 과정에서 유명 팝 가수 이름을 혼동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앞마당 사우스론에서 ‘칠면조 사면 행사’를 열었다. 23일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해마다 진행해 온 연례행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리버티’와 ‘벨’이라고 이름 붙인 두 마리의 칠면조가 백악관에 오기까지 어려운 난관을 뚫어야 했다”면서 “르네상스 투어나 브리트니의 투어 티켓을 구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지금 (브라질에) 내려가 있다. 지금 브라질은 좀 더운 편”이라고 했다. 남미에서 콘서트 투어를 벌이고 있는 유명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20여년 전 인기를 끌었던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로 잘못 부른 것이다. ‘르네상스 투어’는 또 다른 팝스타 비욘세의 투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날 자신의 생일을 맞아 가족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면서 “60세가 된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는 걸 여러분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던졌다. 이어 이번 칠면조 사면 이벤트를 두고 “올해가 76주년 되는 행사”라며 “첫 번째 행사에는 제가 참석하지 못했다. 제가 너무 어려서 참석하지 못했다”고 했다. 자신의 고령을 소재로 한 ‘셀프 디스성’ 농담으로 좌중에 웃음을 자아낸 것이다.

칠면조 사면 행사는 1947년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에게 전미칠면조협회가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칠면조를 선물로 보낸 데서 유래됐다. 추수감사절에 가족이 모여 칠면조 구이를 먹는 전통 때문이었는데, 1963년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칠면조를 살려 주자며 ‘사면’한 뒤 어린이농장에 풀어주는 전통이 만들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고령 리스크는 대선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최대 요인이다. 이달 초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경합주 6곳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1%가 바이든이 유능한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유력 경쟁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고 너무 늙었다고 한 답변 비율은 39%였다.

“뽁뽁이 비닐 전략” vs “연륜 더 어필해야”

바이든 선거 캠프에서는 고령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부 공개 행사를 가급적 줄이자는 쪽과 유머를 늘리고 대통령 연륜을 오히려 더 적극 호소하는 방식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갈린다고 한다. NYT는 “바이든에게 더 많은 휴식을 주고 해외 출장 일정을 줄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며 “이는 마치 그가 넘어지지 않도록 대선까지 남은 12개월간 뽁뽁이 비닐로 감싸두는 것과 같다는 점에서 ‘버블 랩’(뽁뽁이 비닐) 전략으로 불린다”고 보도했다.

반면 고령 논란을 방어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연륜이 갖는 이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전략가 사이먼 로젠버그는 “바이든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게 아니라 ‘나이 때문에’ 성공한 것”이라며 “나이 문제에서 도망칠 수는 없다.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정치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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