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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28개국서 신라면·불닭볶음면 불티…라면 수출 1조 시대

중앙일보

입력

1969년 삼양식품 직원들이 국내 최초로 수출되는 삼양라면을 옮기고 있다. 사진 삼양식품

1969년 삼양식품 직원들이 국내 최초로 수출되는 삼양라면을 옮기고 있다. 사진 삼양식품

라면이 ‘수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1963년 ‘서민 먹거리’로 삼양라면이 탄생한 지 60년, 베트남으로 첫 수출을 한 지 54년 만에 ‘수출 효자’로 부상한 것이다.

20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10월 라면 수출액은 7억8525만 달러(약 1조20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7% 늘었다. 2015년 이후 9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수출액 달성이다. 업계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하는 물량을 더하면 사실상 올 1~10월 수출액이 2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K-콘텐트 인기가 맞물리면서 수출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해외 판매가 늘었다”며 “주로 집에서 식사하다 보니 다른 나라 라면보다 한 끼 식사로 적당한 한국 라면의 장점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소셜미디어(SNS)에서 라면 관련 콘텐트가 늘고, K-드라마·팝·뷰티 등 K-컬처가 큰 인기를 끌면서 친근한 한국 음식인 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라면은 전 세계 200여 개국 중 3분의 2가량인 128개국에 수출된다. 수출액을 따지면 중국이 1억7445만 달러로 가장 많으며 이어 미국(1억700만 달러), 일본(4866만 달러), 네덜란드(4864만 달러), 말레이시아(3967만 달러) 순이었다.  필리핀(3090만 달러)과 호주(3016만 달러), 태국(3007만 달러), 영국(2980만 달러) 등 주요 대륙에서 골고루 인기를 누리고 있다.

회사별로 보면 업계 1위 농심은 올해 일본 수출액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농심의 경우 중국·미국 등에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현지 판매 규모가 더 크다. 해외 판매법인 중에서는 미국 매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농심 관계자는 “전 국가에서 신라면이 압도적으로 잘 팔린다. 이어 미국에서는 육개장 컵라면과 생생우동, 중국에서는 김치라면이 특히 인기”라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있는 농심 미국 제2공장에서 현지 직원이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 농심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있는 농심 미국 제2공장에서 현지 직원이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 농심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삼양식품은 국내에서만 제품을 생산한다. 중국·동남아·미국 순으로 수출액이 많았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지에서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불닭볶음면이 모든 국가에서 가장 잘 팔리는 효자 상품이다. 오뚜기 역시 90% 이상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중국·미국 매출액이 가장 많으며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매출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진라면 순한맛이 인기를 이끌고 있다.

해외 판매 확대로 업체 모두 수익성이 좋아졌다. 농심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1~3분기 3.8%에서 올해 같은 기간 6.8%로 높아졌다. 삼양식품과 오뚜기 역시 각각 3.2%포인트, 1.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은 가격 책정 등에서 자유로운 면이 있어 판매가 늘면 수익률 증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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