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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서 쫓겨난 '챗GPT 아버지' 올트먼, 결국 MS로 간다 [팩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샘 올트먼 오픈AI 전 CEO가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올린 글. 사진 샘 올트먼 엑스 계정

샘 올트먼 오픈AI 전 CEO가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올린 글. 사진 샘 올트먼 엑스 계정

‘챗GPT 열풍’의 주역인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가 마이크로소프트로 옮긴다. ‘올트먼의 오픈AI’에 누적 130억 달러(약 16조8400억원)를 투자했던 MS는 올트먼의 오픈AI 복귀가 무산되자, 즉각 그를 MS의 AI 연구팀 리더로 영입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전 트위터) 계정에 “샘 올트먼, 그렉 브록만(오픈AI 전 이사회 의장)이 그들의 동료들과 함께 MS에 합류해 새로운 ’고급 AI 연구팀(Advanced AI research team)’을 이끌 것”이라며 “우린 이들의 성공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픈AI와도 지속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화답하듯 샘 올트먼도 나델라 CEO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임무는 계속된다(the mission continues)”는 글을 올렸다. 인간보다 뛰어난 일반인공지능(AGI) 개발을 MS에서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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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후 이틀, 무슨 일이

앞서 샘 올트먼은 지난 17일 오후 이사회에 의해 CEO 자리에서 기습 해고됐다. 이사회는 “그의 의사소통이 일관되고 솔직하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다. 공동창업자인 그렉 브록만 오픈AI 사장 겸 이사회 의장은 항의 표시로 즉각 사임했고, 수석연구원 3명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들은 엑스를 통해 올트먼에 공개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AI 기업의 ‘CEO 축출’ 사태에 투자자들도 패닉에 빠졌다. 올트먼이 빠지면 회사의 전략이나 방향성이 바뀔 수 있는데다, 인재들의 대거 이탈이 우려됐기 때문. 특히 MS에 불똥이 튀었다. 올트먼이 해임된 당일 MS 주가는 약 1.7% 하락했다.

회사 안팎의 반발이 거세자, 해고 하루만에 올트먼의 복귀설이 돌았다. 19일 회사를 찾은 올트먼은 자신의 엑스에 오픈AI 방문증을 목에 건 사진을 올리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착용하는 것”이라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트먼이) 복귀 조건으로 이사회 멤버 교체 등 지배구조 변화를 요구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협상 결렬로 올트먼의 복귀는 무산됐지만, 나델라 CEO가 올트먼을 MS에 빠르게 영입하면서 상황은 극적으로 반전됐다.

샘 올트먼은 이날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오픈AI 방문증을 패용한 모습을 찍어 올리며 “내가 이걸 쓰는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적기도 했다. 사진 샘 올트먼 엑스 계정

샘 올트먼은 이날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오픈AI 방문증을 패용한 모습을 찍어 올리며 “내가 이걸 쓰는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적기도 했다. 사진 샘 올트먼 엑스 계정

MS 품에 안긴 올트먼...오픈AI는? 

올트먼의 거취가 정해지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오픈AI 임시 CEO는 세계 최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 공동창업자인 에밋 시어가 맡는다. 당초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임명됐으나 무라티가 올트먼의 복귀를 적극 추진하자 교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올트먼 빠진 오픈AI는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경쟁사들은 이미 오픈AI 직원들에 접촉해 영입을 시도 중이라고 알려졌다. 일각에선 오픈AI 이사회가 ‘AI 안전’을 위해 이번 축출을 단행한 만큼 앞으로는 챗GPT의 발전 속도가 느려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GPT-4의 대항마 ‘제미니(Gemini)’ 출시를 미루고 있는 구글은 ‘숨 고르기’할 시간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올트먼을 영입한 MS의 전략이 이들의 경쟁 변수가 될 수 있다. 올트먼 합류 소식이 알려진 19일 오전 4시 MS 주가는 뉴욕 증시 프리마켓(개장 전) 거래에서 2.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