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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같은 오케스트라 만들겠다" 서울시향 취임하는 츠베덴

중앙일보

입력

내년 1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는 지휘자 얍 판 츠베덴. 20일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서울시향

내년 1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는 지휘자 얍 판 츠베덴. 20일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서울시향

“훌륭한 오케스트라는 카멜레온 같아야 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내년부터 이끄는 지휘자 얍 판 츠베덴(63)의 취임 일성이다. 내년 1월부터 5년 동안 음악감독을 맡는 츠베덴은 20일 오전 기자 간담회를 열어 다양한 작곡가의 음악으로 구성된 첫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내년 1월 25일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함께 베토벤 협주곡 5번으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에는 말러ㆍ바그너ㆍ브루크너ㆍ브람스ㆍ모차르트ㆍ베토벤 등 넓은 시대의 작곡가가 포함됐다. 츠베덴은 “바그너와 모차르트, 스트라빈스키까지 모두 연주할 수 있는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휘자 얍 판 츠베덴, 내년 1월 서울시향 음악감독 취임 #"오케스트라는 모든 작품을 연주해낼 수 있어야" #'오징어 게임' 정재일에게도 작품 위촉

츠베덴은 지난해 9월 음악감독으로 지명됐다. 이후 그는 현재까지 특별공연을 포함해 5차례 서울시향과 함께 무대에 서서 브람스 1번, 베토벤 7번 등을 지휘했다. 정식 취임을 앞둔 그는 “4개의 주제를 가지고 5년을 이끌겠다”고 했다. 한국의 오페라·발레·교육기관과의 협업, 미국ㆍ유럽ㆍ아시아 순회 연주, 신인 지휘자 발굴,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이다.

그는 “매년 한편씩 서울의 오페라 하우스와 함께 오페라 작품에 참여하고, 공개 오디션을 열어 젊은 지휘자를 선발해 무대에 세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향의 손은경 대표는 “내년 아시아, 2025년 미국, 2026년 유럽 투어를 준비하고 있다”며 “또 내년 1월 말러 교향곡 1번 연주와 녹음으로 시작해 매년 최소 2곡씩 5년 동안 말러의 교향곡 전곡을 녹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작곡가와의 협업도 강조했다. 츠베덴은 “‘오징어게임’의 작곡가 정재일과 만나 서울시향을 위한 곡을 써 달라 했다. 자신은 클래식 음악 전공도, 전문 작곡가도 아니라 주저했지만, 상관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츠베덴에 따르면 서울시향은 2025년에 정재일에 위촉한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뉴욕 필하모닉의 음악감독도 맡고 있는 츠베덴은 “뉴욕필에서 지난해 세계 초연 작품을 19곡 연주했다”며 “한국의 다양한 작곡가와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츠베덴은 네덜란드 태생으로 암스테르담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최연소 악장으로 19세에 임명된 바이올리니스트였다. 36세에 지휘를 시작해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 수석 지휘자, 댈러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을 지냈다. 2012년부터 홍콩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겸하고 있으며 뉴욕필은 2026년 구스타보 두다멜에게 음악감독직을 넘겨준다.

20일 기자간담회를 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손은경 대표, 얍 판 츠베덴 신임 음악감독.(왼쪽부터) 사진 서울시향

20일 기자간담회를 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손은경 대표, 얍 판 츠베덴 신임 음악감독.(왼쪽부터) 사진 서울시향

츠베덴은 내년 서울시향의 시즌 공연 36번 중 7번 지휘 무대에 선다. 말러 교향곡 1번,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바그너 ‘발퀴레’ 1막 콘서트 버전, 브루크너 교향곡 7번 등을 지휘할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이 밖에도 지휘자 김은선, 투간 소키예프, 피아니스트 손열음, 스티븐 허프,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등과 함께한다. 취임에 앞서 츠베덴은 이달 23ㆍ24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30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다음 달 21ㆍ22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서울시향과 한 무대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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