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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사라진 내 인생 돌려놔”…빅테크 기업에 소송 건 사연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한 청소년이 인스타그램에 접속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의 한 청소년이 인스타그램에 접속하고 있다. AP=뉴시스

전 세계 수백명이 소셜미디어(SNS)를 운영 중인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소송전 벌이는 가운데, 이들이 SNS 중독에 빠지게 된 과정이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를 통해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테일러 리틀(21)은 11살에 처음 SNS를 접했다.

그는 당시 받은 첫 SNS 알림을 기억한다고 한다. 알림을 눌러 들어간 SNS 페이지가 자해와 관련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것도 검색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런 경고 없이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금도 이런 페이지는 여전히 볼 수 있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후 SNS 사용 빈도가 점차 늘어난 그는 12세부터 중독 증상에 시달렸고, 10대 시절 내내 휴대전화를 손에서 떼지 못했다. 단순한 중독이 아닌 사용에 대한 갈망에 이르렀다고 그는 회상했다.

문제는 SNS 속 여성들은 비현실적인 몸매를 탓에 섭식장애 등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다시 태어나는 것 외에는 가질 방법이 없는 몸 사진이 끊임없이 쏟아졌고, 그걸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고 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결국 그는 수년간의 우울증과 여러 차례의 자살 시도 이후에야 SNS를 끊었다.

그는 2017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몰리 러셀의 이야기도 언급했다. 당시 14살이던 그는 자해 인증사진과 자살에 대한 미화 게시물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이후 “미안하다. 모든 건 나 때문이다”라는 짧은 유서를 남겼다. 러셀의 부모는 “인스타그램이 내 딸이 목숨을 잃는 데 도움을 줬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몰리는 너무 많은 사진을 올렸고, 더는 내놓을 게 없었다”고 말했다.

리틀은 “빅테크 기업들은 우리가 죽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죽음으로 돈벌이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빅테크 기업들은 아이들이 유해 게시물에 노출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BBC에 반박했다.

구글은 “이런 불만은 사실이 아니다.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가치”라고 밝혔다. 스냅챗도 “완벽함에 대한 강박을 없애기 위해 우리가 존재한다. 유해 정보는 막고 있다”고 했다. 메타는 “10대에게 안전하고,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틱톡은 논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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