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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한동훈도 수심위 덕에 불기소"…내일 첫 갈림길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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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장관도 수사심의위원회 권고 덕분에 검찰이 불기소한 것이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심위)에 기대를 걸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한 말이다. 송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가 민주당 돈봉투 의혹 수사 중 확보한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후원금 내역을 토대로 자신에게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위법한 별건 수사”라며 지난 3일 수심위 소집을 요청했다. 20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번 수심위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부의(附議) 심의위원회가 열린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뉴시스, 뉴스1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뉴시스, 뉴스1

‘수심위 파워’ 두고…宋“한동훈 불기소” 檢“이재용 기소”

 수심위는 시민이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심의하도록 한 제도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 주도로 도입됐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의 수사·기소 여부 등을 법조계·학계·언론계·시민단체 등 각 분야 시민위원들이 심의한다. 사건 관계인이 수심위 소집을 요청하면,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검찰시민위원회 15명이 양측의 서면 주장을 검토한 뒤 일차적으로 관할 검찰청에서 부의 심의위원회를 연다.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대검찰청 수심위가 열린다.

수심위의 영향력을 두고는 송 전 대표와 검찰의 해석이 갈린다. 송 전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2020년 검언유착 의혹 때 한동훈 당시 검사장이 신청한 수심위가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할 것을 권고했다. 수심위 권고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정치적 효과가 있던 덕분에 한동훈은 불기소됐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 관계자는 “삼성 이재용 회장에게는 2020년 불법승계 의혹 당시 수심위가 불기소 의견을 냈는데, 검찰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불구속 기소했다”며 “수심위 결론은 참고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돈봉투 재판’…박용수·윤관석 입 열까

 20일엔 송 전 대표의 운명을 가를 또 다른 일정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2부(부장 김정곤·김미경·허경무) 심리로 열리는 윤관석 무소속 의원,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돈봉투 재판’이다. 오전 재판의 핵심 증인은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다. 그간 재판에서 박 전 보좌관은 자신을 ‘중간책’이라고 진술하면서도, 송 전 대표의 직접적 개입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껴왔다.

그러나 지난 13일 재판에서 박씨 측 변호인은 증인 강래구씨로부터 “‘모든 결정은 용수와 한다’는 말의 취지는 박용수가 송영길 후보에게 보고한 다음 후보로부터 통보가 온다는 뜻에 가깝다”는 증언을 이끌어냈다. 검찰은 이 증언을 “송영길 수사로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진술”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가 지난 7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가 지난 7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후엔 송영길 캠프의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강모씨도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강씨는 송영길 캠프에 ‘밥값’ 등 명목으로 부외자금 500만원을 지원하고, 선거 전략을 둘러싼 캠프 내 갈등 상황 등을 알고 있던 인물로 꼽힌다.

‘윤관석의 입’도 여전히 검찰의 주목 대상이다. 사안을 잘 아는 검찰 인사는 “윤 의원이 그간 돈봉투 액수를 줄여 형량을 줄여보려고 시도해 왔다”며 “돈봉투 20개를 받았다는 걸 인정한 마당에 그 돈이 향한 곳(수수 의원)을 말 안하면 결국 본인이 다 뒤집어 쓰게 된다는 걸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박 전 보좌관이 송 대표의 개입 정황에 입을 다문다면 이 역시 윤 의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사건 구조”라고 덧붙였다.

‘최대 수혜자’인데 소환조사 0번?

 지난 4월 시작된 검찰의 돈봉투 수사는 ‘최대 수혜자’인 송 전 대표를 향해 달려왔지만 아직 송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하지 않고 있다. 전직 부장검사는 “어차피 측근들이 송 전 대표의 관여 사실을 진술하지 않는 이상 송 전 대표를 구속 수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법정에서 돈봉투 수수 의원 각각을 조명해 가며 살포 혐의자들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게 오히려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사이 송 전 대표는 천막농성과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꾸준히 장외투쟁을 펼치고 있다. 가는 곳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하며 자신을 정치 보복의 피해자로 묘사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어린 놈이 국회에 와서 300명, 지보다 인생 선배일 뿐 아니라 한참 검찰 선배인 의원들을 조롱하고 능멸하고 이런 놈을 놔둬야 겠냐. 물병이 있으면 머리에 던져 버리고 싶다(9일 출판기념회)” “한 장관이 나보다 10살 어린데 검사를 해서 재산이 43억원이고 타워팰리스에 산다. 나는 돈이 부족해서 서울에 아파트를 못 얻고 연립주택 5층에 4억3000만원 전세 아파트에 산다(1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는 식이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도 “윤관석 의원 재판을 보는데 마음이 아프다. 당내 선거를 갖고 구속시키는 놈들이 어디가 있느냐”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도 어디서 돈이 나와서 선거를 했는지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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