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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도 아닌데 눈물·콧물 줄줄…내 아이 건강, 이걸 놓쳤다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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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기 쉬운 자녀 건강 문제

알레르기 비염, 감기와 증상 비슷
눈물길 막히면 눈물흘림증 생겨
짧게 멍한 모습 보이면 소발작 의심

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다지만, 내 아이만은 별 탈 없이 자라길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이다. 다행히 우리 몸은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방식으로 신호를 보낸다. 보호자가 질병의 단서만 잘 파악해도 일부 질환은 조기 발견이 가능한 셈이다. 특히 어린아이는 스스로 병을 인지하고 불편한 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보호자의 관심과 관찰이 필요하다. 평상시 부모가 세심하게 살피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건강 문제와 이상 징후를 알아봤다.

심리적 위축 야기하는 오목가슴 
자녀가 감기나 폐렴에 자주 걸리고 앞가슴 부위의 통증, 소화불량, 호흡곤란, 어지러움 등을 호소한다면 오목가슴을 의심해 봐야 한다. 오목가슴은 앞가슴이 오목하게 들어간 형태로 가슴뼈의 선천성 기형 중 가장 흔하다. 대부분 가슴 양쪽이 대칭을 이뤄 중앙 부위로 완만하게 파인 모습을 보이는데, 함몰이 심하지 않다면 부모들도 모른 채 지나갈 수 있다.

오목가슴을 그대로 둔 채 성장하면 문제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정진용 교수는 “앞가슴 함몰로 심장과 폐에 대한 압박이 심화돼 심장의 자리 이동과 근골격계 변형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들과 다른 가슴 모양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외모 콤플렉스로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에 가기를 꺼리고 심리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정 교수는 “진료 결과 오목가슴으로 심장·폐 같은 장기가 심하게 압박돼 있다면 수술을 진행한다”며 “수술은 흉벽이 유연할 때 해야 통증이 적고 치료 후 미용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했다. 수술 방법은 움푹 들어간 부위에 실리콘 백을 넣는 실리콘 삽입술, 들어간 가슴뼈를 잘라 뒤집어 붙이는 흉골 반전술, C자형의 금속 막대를 가슴 속에 삽입하고 함몰된 앞가슴을 들어 올리는 너스(Nuss) 수술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너스 수술은 보통 1~2시간이면 끝나고 최소침습 수술로 앞가슴에 큰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

불러도 별 반응 없다면? 소발작
아이는 물론 주변인도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갈 정도로 짧은 시간 증상이 나타나는 건강 문제도 있다. 소발작(결신 발작)이다. 소발작은 발작 증상이 작게 일어나 이처럼 명명됐다.

일반적으로는 5~10세에 소발작을 겪는다. 소발작이 생긴 아이는 갑자기 불러도 반응이 없고 멍한 모습을 보인다. 고개를 떨어뜨리거나 입을 오물거리고 침을 흘리기도 한다.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조교운 교수는 “증상은 10초 이내 짧은 시간 지속한다”며 “발작이 끝나면 아이는 곧바로 그 전에 하던 행동이나 상황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부모와 교사 등도 아이가 잠시 한눈을 판다고 생각할 뿐 별다른 건강 이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있다.

소아기 소발작 역시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받으면 예후가 좋다. 다만 소발작을 포함한 발작이 특별한 요인 없이 2회 이상 재발하면 뇌전증으로 진단하고 치료를 하게 된다. 뇌전증을 조절할 때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항경련제의 복용이다. 항경련제 복용 시 경련의 빈도를 낮추고 강도를 약하게 조절할 수 있다. 조 교수는 “뇌전증은 완치 가능한 병으로 진단 후 제대로 치료를 받고 2년 이상 발작을 보이지 않으면 약의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며 “단순히 질환에 대한 공포로 병원 방문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력에 영향 주는 소아 사시
시력은 다른 신체 부위와 달리 만 7~8세에 거의 완성된다. 문제가 있다면 그 전에 치료해야 정상적인 시력 발달을 기대할 수 있다. 시력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표적인 소아 안 질환은 사시다. 두 눈의 시선이 똑바로 한 물체를 향하지 못하는 시력 장애로 눈을 움직이는 근육에 이상이 생기거나 외상, 뇌 질환 등으로 야기된다.

사시 중에서도 간헐외사시는 아이들에게 가장 흔하다. 눈의 검은 동자가 가운데가 아닌 밖으로 치우치는 사시다. 보통 3~4세에 나타나지만 돌이 지나지 않은 유아기에 발생하기도 한다.

사시의 특성상 부모가 단번에 이상 여부를 알아차릴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간헐외사시의 증상이 말 그대로 ‘간헐적’으로 발생해서다. 간헐외사시를 앓는 아이들은 피곤하거나 멍하게 있을 때, 감기 등으로 몸이 아플 때 눈이 바깥쪽을 향하는 경향이 있다. 유난히 햇살에 눈부셔 하며 눈을 뜨지 못하고 자주 비비기도 한다.

사시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시가 된 눈을 잘 쓰게 되지 않아 시력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약시를 유발할 수도 있다. 약시는 안경을 써도 시력이 교정되지 않고 시력 표에서 양쪽 눈의 시력이 두 줄 이상 차이 나는 상태다. 사시 치료는 비수술·수술 치료로 나뉘며 눈이 돌아간 시기와 빈도가 증가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감기로 오해하기 쉬운 알레르기 비염
콧물이 나고 코가 막힐 때 의심할 질환은 감기만이 아니다. 알레르기 비염도 이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꽃가루, 동물 털 등에 노출됐을 때 코점막이 과민 반응을 보여 야기되는 질환이다.

실제 알레르기 비염을 감기로 오인해 항생제를 복용하다 뒤늦게 병원을 찾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보통 감기는 알레르기 비염과 달리 발열, 인후통, 두통, 오한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알아두고 구분하면 좋다.

알레르기 비염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산소가 뇌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만성 피로를 겪을 수 있다. 코점막이 붓고 코에 콧물이 가득 차 코막힘과 두통도 야기된다.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경훈 교수는 “코 혈관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눈 밑에 혈류가 정체되고 색소가 피부에 침착돼 다크서클이 생길 수 있다”며 “실제 소아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60~70%는 다크서클을 동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병원을 찾으면 혈액검사나 피부 반응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확인한다. 증상이 심하면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함께 알레르기 면역 요법을 시행한다. 면역 요법은 알레르기 항원을 단계적, 반복적으로 인체에 노출해 면역 관용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팔에 주사를 맞는 피하 주사 면역 요법, 혀 밑에 약물을 떨어뜨리는 설하 면역 요법 등으로 나뉜다. 면역 요법을 3~5년 시행하면 질환이 호전될 수 있다.

눈물이 주룩주룩 눈물흘림증
눈물은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을 씻어내고 각막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 등을 한다. 그러나 아이가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줄줄’ 흘린다면 문제다. 코로 이어진 눈물길이 막힌 탓에 생기는 눈물흘림증일 수 있어서다. 눈에 눈물이 자주 고일 뿐만 아니라 눈곱이 끼고 눈물로 인해 피부가 짓무르기도 한다.

김안과병원 성형안과센터 최혜선 전문의는 “선천적인 눈물길 폐쇄로 인한 눈물흘림증은 1세 이하 영아에게 흔한 질환”이라며 “대개 생후 1개월 이내에 증상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눈물주머니 마사지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루 2~3회 아이의 눈물주머니 부위를 엄지나 검지로 눌러주는 방법이다. 최 전문의는 “출생 직후 1개월 이내 증상이 나타나면 눈물주머니 마사지와 점안 항생제를 병행하면서 경과를 관찰한다”며 “약 6개월 이후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의사와 시술을 상의하도록 한다”고 했다.

청소년기에는 눈물흘림증이 흔하지 않다. 그러나 눈꺼풀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안검내반, 속눈썹이 안구 쪽을 향해 자라는 속눈썹증 등으로 안구가 자극돼 눈물흘림증이 생기기도 한다. 콘택트렌즈 착용 후 각막염 같은 염증 질환으로 자극성 눈물흘림증을 앓는 경우도 있다. 최 전문의는 “이때는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며 “눈물길 폐쇄로 진단되면 실리콘관 삽입술 등의 수술로 눈물길 개통을 돕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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