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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재명 비판 시의원 뒷조사 지시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비판적인 성남시 의원의 뒷조사를 해라”는 지시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으로부터 받았다고 증언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표의 대장동 개발 비리 등 관련 배임과 뇌물 혐의 7차 공판에서다.

검찰은 이날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에 나서, 2013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판한 A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성남시의원에 대해 질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이 (해당 시의원을 두고) ‘모텔 하는 XX’”라며 “’뒤 좀 캐 봐라. 모텔을 운영했으니 뭐 좀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성매매 알선 혐의를 알아보라는 취지냐’는 검찰의 물음에 유 전 본부장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마찬가지로 B 전 새누리당 성남시의원에 대해서도 “‘건설업자가 연간 회원권을 끊어줘서 그걸 가지고 골프를 치고 있다’고 내가 정 전 실장에게 얘기하자, 정 전 실장이 ‘뭐를 파보라’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경찰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위례신도시 민간사업자를 통해 경찰이 두 시의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게 하는 방안도 알아봤다고 했다.

2013년 12월 한 지역 언론에 이 대표의 욕설 음성 파일이 공개된 후 이 대표와 함께 해당 언론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도 정 전 실장의 지시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후 해당 언론 대표를 만나서 회유해보라고 지시 받았다”며 “이재명 성남시장이 ‘직접 만나서 화해해보라’ 했던 그 말투가 기억난다”고 했다.

위례사업 포기 발표에도…“진행하면 된다 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5월 성남시가 외부적으로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후에도, 성남시 윗선으로부터 내부적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우리가 포기했지 너희(성남시시설관리공단)가 포기했나, 진행하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시를 이 대표에게 받았는지, 정 전 실장에게 받았는지는 기억해내지 못했다.

이날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7월 남욱 변호사가 작성한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계획안을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방식대로라면 가능하다, 성남시에서도 공무원들이 움직여야 한다. LH에다가 압박 가해줘야만 이게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첫 사업이니 잘하라, 차질없이 진행하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지난 7일에 이어 열흘 만에 다시 유 전 본부장과 대면한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증언을 이어가는 동안 줄곧 침묵을 지키며 앞을 바라봤다.

이 대표 측 법률대리인들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검찰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수차례 “명백한 유도 신문” “유 전 본부장의 직접 경험이 아닌 추측”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심각한 유도 신문은 재판부가 제한하겠다”면서도 “증인의 말하는 방식이다” “경험인지 추측인지는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 측은 이날 재판이 끝나갈 무렵, 매주 화요일과 격주 금요일마다 재판을 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기일을 조정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이 대표 측의 요청이 있을 경우 화요일 기일을 월요일로 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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