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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30도 압록강서 손빨래하는 여인…접경지역 北주민 실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여성이 2019년 겨울 초입에 압록강 변에서 영하 30도를 밑도는 날씨에도 빨래를 하고 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북한 여성이 2019년 겨울 초입에 압록강 변에서 영하 30도를 밑도는 날씨에도 빨래를 하고 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압록강과 두만강 너머 망원렌즈에 담아온 북녘 사람들의 삶은 분명 우리의 오늘과 달랐다"

중국과 러시아를 드나들며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담긴 연구 자료를 수집해온 강동완 동아대 교수의 신간『북한인권, 사진으로 외치다』 가운데 일부다.

2008년부터 16년째 북한 문화와 주민들의 사회생활을 연구해온 저자가 선택한 연구 방법론은 먼발치에서나마 북한 주민들을 관찰할 수 있는 중국 및 러시아의 북한 접경지역을 찾아가는 현장연구다. 특히 압록강과 두만강을 끼고 1400㎞의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북·중 접경지역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가까이에서 렌즈에 담을 수 있는 연구공간이었다고 한다.

북·중 접경지역인 자강도 중강군에 위치한 마을의 모습. 밤이되면 암흑천지가 되는 일반 주택과 달리 김씨 일가의 치적을 선전하는 시설은 환하게 빛을 밝히고 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북·중 접경지역인 자강도 중강군에 위치한 마을의 모습. 밤이되면 암흑천지가 되는 일반 주택과 달리 김씨 일가의 치적을 선전하는 시설은 환하게 빛을 밝히고 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코로나19 직전까지 북·중 국경을 수십 번 오가며 다양한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촬영해 여러 권의 사진집을 내왔던 만큼 고초도 있었다. 수상한 사람이라는 신고를 당한 것은 부지기수고, 공안의 눈을 피해 산비탈에 몸을 숨기기도 했다. 지난 7월부터 중국 당국이 개정된 반간첩법(방첩법)을 시행함에 따라 북·중 접경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가 앞으로 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 이란 게 저자의 우려다.

저자는 북·중 접경지역을 달리며 압록강과 두만강 너머의 북한 지역을 촬영한 사진을 인권이라는 주제로 추려내 엮었다. 사진은 영원한 기록과 기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참담한 생활을 렌즈에 담아 세상에 전하겠다는 소명으로 셔터를 눌렀다는 게 저자가 전한 후일담이다.

북한인권, 사진으로 외치다
강동완 지음
도서출판 너나드리

책은 영하 30도가 넘는 겨울의 초입에 압록강 변에서 빨래하는 여성의 모습, 김씨 일가를 찬양하는 치적시설과 달리 밤만 되면 전기 부족으로 암흑천지가 되는 마을, 국경 인근 검문소에서 군인에게 검문을 받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등을 담고 있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한 장, 한 장이 그 자체로 북한 주민들이 처한 열악한 인권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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