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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이겨내고 제 모습 찾고 있는 현대건설 김다인

중앙일보

입력

모마(오른쪽)와 함께 환호하는 현대건설 세터 김다인. 사진 한국배구연맹

모마(오른쪽)와 함께 환호하는 현대건설 세터 김다인. 사진 한국배구연맹

여자배구 현대건설 세터 김다인(25)이 중심을 잡았다. 어려운 시간을 이겨내면서 더욱 강해졌다. 1라운드 주춤했던 현대건설도 살아났다.

현대건설은 1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9, 25-13, 25-22)으로 이겼다. 현대건설의 공격진은 고르게 활약했다. 주포 모마가 21점을 올렸고, 양효진이 13점, 정지윤이 10점, 위파위가 9점, 이다현이 8점을 기록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3세트를 빼면 볼배분이 아주 좋았다"며 세터 김다인을 칭찬했다.

김다인은 최근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배구 대표팀 주전 세터로 발탁됐지만, 연이은 패배를 겪었다. 자신감도 잃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소속팀 현대건설로 돌아와서도 부진이 이어졌다. 새 외국인 선수 모마, 위파위와의 호흡을 맞출 시간이 짧아서였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에 오른 현대건설은 중위권으로 처졌다.

배구 대표팀에 발탁됐던 김다인(왼쪽). 연합뉴스

배구 대표팀에 발탁됐던 김다인(왼쪽). 연합뉴스

하지만 2라운드 들어 현대건설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흥국생명에게 지긴했으나, 5세트까지 펼치면서 승점을 따냈다. 나머지 두 경기는 모두 승점 3점을 챙겼다. 한 경기를 더 치르긴 했으나 1위 흥국생명과는 3점 차, 2위 GS칼텍스와는 승점 차가 없다.

김다인은 "준비할 시간이 너무 없었고, 1라운드 때 부담감이 많았다. 모마는 검증된 선수라서 안 맞으면 내가 못맞춰주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감독님과 면담도 했다. (2라운드 첫 경기인)정관장전부터 공격수들을 믿고 하려고 했다. 내가 실수해도 공격수들이 도와주면 된다. 원팀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백토스를 쏴주는 현대건설 세터 김다인. 사진 한국배구연맹

백토스를 쏴주는 현대건설 세터 김다인. 사진 한국배구연맹

강성형 감독은 질책 대신 격려와 시간을 줬다. GS칼텍스전을 마친 뒤 팀 훈련 대신 하루를 쉬게 했다. 김다인은 "웨이트트레이닝장에 있었다"며 웃었다. 그는 "하루의 시간이 내게 소중했다. 하루를 쉬니 빨리 맞춰보고 싶었다. 동료들을 믿고 그동안 해왔던 걸 다시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주전세터가 된다는 건 힘들지만 영광스러운 일이다. 김다인 스스로도 잘 안다. 그래서 너무 잘 하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김다인은 "대표팀 성적이 안 좋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안 좋다 보니 힘들었던 거 같다. 주전세터로 책임감도 많이 느꼈고.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다"고 했다. 그는 "내 힘으로 해내고 싶었다. 내가 잘 만들어주고 싶었고, 내 능력을 키우고 싶었다. 지금은 조금 내려놓고 공격수들과 맞춰가면서 내 능력을 키우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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