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치안감 죽음까지 이어진 경찰 비리 의혹 철저히 규명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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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5일 오전 전 경찰 치안감 김모(61)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검단산에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계 차량이 정차해있다. 김 전 치안감은 남색 패딩 차림에 백팩을 메고 마스크를 쓴 채 검단산에 올라 유길준묘 인근에서 발견됐다. 손성배 기자

15일 오전 전 경찰 치안감 김모(61)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검단산에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계 차량이 정차해있다. 김 전 치안감은 남색 패딩 차림에 백팩을 메고 마스크를 쓴 채 검단산에 올라 유길준묘 인근에서 발견됐다. 손성배 기자

수사 청탁 브로커 관련해 검찰의 수사 대상 올라

문 정부서 힘세진 경찰, 인사·수사 비리 끊어내야

전남경찰청장을 지낸 전직 치안감 김모씨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뒤 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전 치안감은 경찰대학 출신으로 경찰 내 요직을 거쳐 왔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가 수사 선상에 오른 사건은 보행 데크 설치업자로 알려진 브로커 성모씨의 경찰 수사 및 인사 개입 의혹이다. 전·현직 경찰관과 폭넓게 교류해 온 성씨는 가상화폐 사기 피의자에게 약 17억원을 받은 뒤 경찰 관계자들을 통해 수사 기밀을 빼내고 청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대 출신 전직 경무관이 사건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지난 9일 구속됐고, 이에 앞서 전남경찰청에 근무했던 전직 경감도 사법처리됐다. 숨진 김 전 치안감 외에도 경무관급 이상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들과 경찰서장급인 현직 총경들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파문이 어디까지 퍼질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는 광주경찰청 등을 압수수색했고,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서도 강제 수사를 시작해 전 경찰 조직이 뒤숭숭한 상태다. 특히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3개 연도 전남경찰청 인사고과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성씨의 경찰 인사 개입설도 증폭되고 있다.

15일 오전 전 경찰 치안감 김모(61)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검단산에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계 차량이 정차해있다. 김 전 치안감은 남색 패딩 차림에 백팩을 메고 마스크를 쓴 채 검단산에 올라 유길준묘 인근에서 발견됐다. 손성배 기자

15일 오전 전 경찰 치안감 김모(61)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검단산에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계 차량이 정차해있다. 김 전 치안감은 남색 패딩 차림에 백팩을 메고 마스크를 쓴 채 검단산에 올라 유길준묘 인근에서 발견됐다. 손성배 기자

경찰의 수사 청탁과 인사 비리는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돼 왔다. 이에 대한 대비책이 미비한 상태에서 문재인 정부는 경찰 권한을 강화하고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는 정책을 밀어붙였다. 2021년 1월 개정 경찰청법에 따라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하고 자치경찰제를 도입하는 등 경찰 권력이 크게 확대되자 권한 남용을 견제할 장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보 수집 중단으로 정보를 독점하게 된 경찰이 수사종결권까지 갖게 되자 사건을 축소·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는 더욱 커져 왔다.

이번 사건 브로커의 범죄 의혹은 그 같은 경고음이 기우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경찰의 수사 관련 비리는 수사권 강화 이전에도 빈발했다. 지난 9월 징역 2년형이 확정된 은수미 전 성남시장 관련 사건이 대표적이다. 은 전 시장의 정치자금법 등 위반 사건을 수사하던 성남 중원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은 전 시장 측에게 사건 자료를 제공하고 인사 청탁을 하는 등의 혐의가 드러나 법정 구속됐다.

전직 치안감까지 연루된 이번 브로커 사건은 검찰 수사관이 구속되는 등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성씨가 경찰 간부 인사에까지 개입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어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 정부의 수사권 조정으로 권한이 대폭 강화된 만큼 이제라도 인사·수사 비리의 구태를 끊어낼 강력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것만이 제2의 브로커 사건을 막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