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한·미 경제동맹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사단법인 대한민국카투사연합회 김종욱(68·서울 강서구·사진) 명예회장은 지난 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안보 기반 동맹을 경제 분야로 넓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이어 “경제 동맹으로 나아가려면 한국과 인연이 있는 미국인 도움이 있어야 한다”라며 “6년 전 미국에서 발족한 ‘주한미군 전우회(KDVA·Korea Defense Veterans Association)’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KDVA 가입대상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주한미군 장성, 현역 미군 장병 등 350만명에 달한다. 이중 대부분이 KDVA 회원이다. 김 명예회장은 KDVA 이사직도 맡고 있다. 그는 “KDVA는 미국내 최대 규모의 친한(親韓)조직으로 평가받는다”며 “이들 가족까지 더하면 한국에 우호적인 미국인이 500만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KDVA 인맥을 활용,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이나 기업활동을 직·간접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DVA 초대 회장은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월터 샤프다. 미국은 군인 등 ‘제복 공무원’을 최상급으로 예우하는 데다 주한미군 간부 출신은 지역에서 ‘오피니언 리더’로도 역할을 한다.
고무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지난 7월 국내 한 기업이 조지아주로부터 투자와 고용확대에 대한 감사표시를 받았는데 카투사연합회, KDVA 측이 고용부문 등에서 ‘지원사격’에 나서는 등 힘을 보탰다.
그는 “조지아주에는 미 육군종합 군사기지인 ‘포트 무어’부대가 있다. 지난해 5월 (카투사연합회와 KDVA 측에서) 이 부대 제대 군인을 채용하는 방안을 해당 기업과 주에 제안한 적 있다”며 “2년 뒤 가동예정이라 아직 채용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미국 우선주의로) 외국(한국)기업 진출에 부정적이던 일부 지역 여론이 바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업활동을 도운 사례는 조지아주 외에 몇 곳 더 있다.
경남 진주 출신인 김 명예회장은 1977년 카투사로 선발돼 군 복무를 마쳤다. 그는 “영어회화 가능자가 귀하던 시절이어서 운 좋게 선발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배운 영어와 전산기술을 토대로 현재 기업을 일궈낼 수 있었다고 한다. 김 명예회장은 “‘보답하는 길이 무얼까’ 고민하다 카투사와 미군을 결집, 한·미간 가교를 만들어야 하겠다는 구상을 하게 됐다”며“이를 실현한 게 KDVA다”고 설명했다.
KDVA에 앞서 이 단체를 지원할 ‘한미동맹재단’ 설립이 관건이었다. 문재인 정권으로 교체기에 난관도 겪었지만, 카투사 출신 기업인과 주한 미군 예비역 장성 등 도움으로 설립할 수 있었다. 카투사연합회 관계자는 “김 명예회장은 최근 5년간 자신의 사비로 한국과 미국을 수차례 오가며 주한 미군 핵심 관계자들의 경조사까지 챙긴 인물”이라며 “카투사연합회와 KDVA가 더욱 끈끈하게 맺어질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김 명예회장은 “현 정부에서 카투사연합회와 KDVA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준다면, 국익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