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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 검찰 수사 받는다…2400억 SM 시세조종 혐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15일 SM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로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검찰에 송치했다. 금감원 특사경은 이날 김 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인먼트 대표 등 6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수사는 앞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구속 기소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박건영)가 넘겨받았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 13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3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 13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3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특사경에 따르면 김 센터장을 비롯한 카카오 경영진은 지난 2월 16일부터 28일까지 SM 경영권 인수전 당시 경쟁자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하이브 공개 매수 가격(12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특사경은 카카오의 이런 행위가 자본시장 교란 행위 중 하나인 시세조종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 김 센터장은 1월 30일 열린 카카오그룹 투자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이를 승인했다는 게 특사경 판단이다.

카카오는 이 과정에서 SM 발행 주식 수의 4.91%에 해당하는 116만7400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으나, 실제로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를 동원해 5% 넘는 지분을 확보하고도 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주식 대량보유 보고 의무 위반)도 함께 받고 있다.

이번 송치 대상엔 인수 과정 전반에서 법률자문을 맡았던 법무법인 율촌 소속 변호사들도 포함됐다. 카카오와 변호사들이 SM 인수 방안을 논의한 내용이 시세조종 범행 공모에 해당한다는 게 특사경의 판단이다. 특사경은 “카카오 경영진이 법무법인 등을 통해 범행 수법이나 은폐 방법을 자문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에 카카오 측은 충분한 법률 자문을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라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수사기록을 검토한 뒤 김 센터장 등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센터장에 대한 구체적인 소환 시점을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사건 당사자를 불러 확인하는 게 통상적인 절차인 만큼 소환조사 등을 포함해 보완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면밀하게 검토하고 결론을 내리겠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13일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카카오 법인은 양벌규정(법인 대표자나 직원 등 관련자가 법을 위반하면 법인에도 벌금형을 부과)을 적용해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배 대표와 함께 검찰에 송치됐으나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강모 카카오 투자전략실장과 이모 카카오엔터 투자전략실장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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