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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 낳자마자 살해한 엄마 "둘째는 주스 먹였더니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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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자료사진. 사진 pixabay

신생아 자료사진. 사진 pixabay

두 아들을 낳자마자 잇따라 살해한 엄마가 경찰 조사에서 둘째 아들은 산부인과에서 퇴원한 날 주스를 먹였더니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15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살인 혐의로 구속한 A씨(36)를 내일 오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2012년 9월 초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갓 태어난 첫째 아들 B군을 이불로 덮어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묻어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5년 10월 중순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신생아인 둘째 아들 C군을 살해 후 문학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최근 인천 연수구청은 2010∼2014년 출생아 중 미신고 아동 전수 조사에 나섰다. 이에 압박감을 느낀A씨는 지난 9일 경찰에 자수했다.

이후 구속된 A씨는 초기 조사에서 첫째 B군을 살해한 방법 등은 진술하면서도 C군의 사망 경위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둘째 심하게 울어 주스 먹였더니 사망" 

하지만 최근 추가 조사에서 A씨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둘째 아이를 출산한 후 이틀 뒤 집에 데리고 왔는데 심하게 울어 주스를 먹였다"며 "아이가 캑캑거리면서 이상 증세를 보이다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첫째 아이 살해와 둘째 아이에게 주스를 먹인 뒤 호흡곤란 상태를 방치한 행위 모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판단했다. 다만 A씨에게는 공소시효가 없는 살인죄만 적용됐다. 공소시효가 7년으로 이미 끝난 사체유기죄는 적용되지 않았다.

A씨 어머니는 미혼모인 딸과 그동안 함께 살았지만 딸의 범행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두 차례 임신으로 배가 불러올 때면 어머니에게 핑계를 대고 집을 나와 몇 개월씩 따로 산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워 양육 부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두 아들의 친부는 다르고, 잠깐 만난 남자들이어서 정확히 누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두 아들 모두 출생 신고가 돼 있지 않았다. 특히 임시 신생아 번호는 B군만 있었고, C군에는 아예 부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둘째 유골 발견…첫째는 아직 못 찾아 

경찰은 A씨 자백을 토대로 지난 10일 오후 인천 문학산에서 C군의 유골을 찾았다. 아울러 B군 시신을 묻은 서울 도봉산 입구를 계속 수색했으나, 11년 전과 비교해 지형이 많이 바뀐 탓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이날까지 B군 시신을 계속 찾을 예정이며, 향후 수색을 계속할지는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11년 전 범행이어서 그동안 들짐승에 의해 B군 시신이 훼손되거나 비에 쓸려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피의자를 내일 송치한 뒤 추가 수색 여부는 내부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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