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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서 적수 없는 트럼프…반대 세력 '해충' 비유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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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 공화당 대선 주자 중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 반대하는 세력을 "해충"(vermin)에 비유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뉴햄프셔주 클레어몬트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리나라에서 해충처럼 살며 거짓말을 하고, 도둑질을 하고, 선거에서 속임수를 쓰는 공산주의자·마르크스주의자·파시스트와 급진적 좌파 깡패들을 근절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그들은 미국인과 아메리칸드림을 파괴하기 위해 합법·불법을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게 승리한 2020년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여러분이 능력 있고, 경쟁력 있고, 똑똑하고, 강인한 지도자를 가지면 러시아·중국·북한은 우리를 가지고 놀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외부에서 오는 위협은 내부에서 오는 위협에 비해 훨씬 덜 사악하고 덜 위험하고 덜 중대해진다고"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해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같은 내용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해충' 언급에 대해 티머시 나프탈리 컬럼비아대 국제관계 부문 선임 연구원은 "그 언어는 독재자들이 공포를 심기 위해 쓰는 것"이라며 "반대 세력을 비인간화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안정적으로 참여할 그들의 헌법적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대의 역사학자 루스 벤-기아트는 "사람을 '해충'이라고 부르는 것은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사람들을 비인간화하고, 추종자들의 폭력 행사를 조장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9일 미국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9%에 달한다. 이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14%,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9% 순이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최근 CNN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4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45%를 얻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4%포인트 앞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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