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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냄새 났다" 외교관 음주운전 또 적발...'면책특권' 측정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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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경찰서. 뉴스1

서울 용산경찰서. 뉴스1

서울 삼각지역 근처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된 캄보디아 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면책 특권으로 풀려났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 “재발 시 자진 출국을 권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용산경찰서는 지난 11일 오전 3시쯤 서울 삼각지역 근처에서 음주단속을 하다가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 소속 외교관 A씨의 차량을 적발했다. 당시 경찰은 A씨에게 술 냄새가 나 음주 측정을 시도했지만 A씨는 ‘면책특권’을 주장하면서 측정을 거부하고, 경찰과 2시간가량 대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A씨를 체포해 입건했다. 이 과정에서 신분증 등을 통해 A씨가 캄보디아 국적의 주재관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주재국의 형사처벌 절차를 면제받도록 한 ‘외교관 면책특권’에 따라 A씨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사건을 종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관계에 따른 비엔나협약에 따르면 외교관에 대해서는 체포나 구금이 불가능하다.

주한 대사관 소속 외교관의 음주운전이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주한 몽골 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지만 면책 특권에 따라 현장에서 별다른 조치 없이 사건이 종결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김경협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주한 외교사절과 그 가족들로 인한 사건·사고는 47건에 달했다. 이중 외교부가 주한대사를 초치한 것은 단 한 번에 그쳤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경찰 및 주한캄보디아대사관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며 “음주운전은 국내법에 따라 엄격히 금지되며 음주운전 재발 시 해당 외교관에게 자진 출국을 권유할 예정이라고 주한캄보디아대사관에 통보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했다”며 “최근 전체 주한 공관과 한국 주재 국제기구들에 외교 공한을 보내 음주운전을 하지 말 것을 공식 요청하는 등 국내 법규 준수를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한국 주재 외국 공관원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경우 경찰의 행정처분과 별도로 소속 대사관에 경고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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