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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파업 예고한 서교공…직원 1만6387명, 지하철 중 제일 많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파업했던 지난 10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파업했던 지난 10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10일 경고 파업했던 서울교통공사(서교공)가 2차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역당 서교공 인력이 국내 다른 지하철 운영 기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서교공 노동조합(노조)은 인력 감축에 반발해 파업을 결정했다.

서울시의회, 역당·거리당 근무인력 조사

지하철별 직원수와 역당 평균 직원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지하철별 직원수와 역당 평균 직원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13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김종길 시의원이 철도통계연보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교공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총 1만6387명이다. 1개 지하철 역당 직원 수로 따지면 54.6명으로, 인천교통공사(27.8명)·광주교통공사(29.6명) 등 도시철도 운영기관 가운데 가장 많다.

운행 거리 기준으로 봐도 마찬가지였다. 1㎞당 서교공 직원 수는 55.0명으로 역시 조사 대상인 7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대비 1위였다.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25.4명)나 인천교통공사(25.6명)·광주교통공사(28.2명)보다 2배가량 많았다.

서교공은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을 투입하면서 영업비용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서교공 역 1개당 영업비용은 연간 98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대구교통공사(52억8200만원)·대전교통공사(56억4500만원)·광주교통공사(57억550만원)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누적 적자 18조…2212명 감축 vs 771명 증원

지하철별 역당 영업비용. 그래픽=김경진 기자

지하철별 역당 영업비용. 그래픽=김경진 기자

민주노총 서교공 노조가 파업에 나선 건 서교공이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 17조6000억원을 기록 중인 서교공은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연말 예상 누적 적자는 18조4000억원을 초과할 전망이다.

적자 규모 축소를 추진 중인 사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2026년까지 2212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교공 전체 정원의 약 13.5% 수준이다. 서교공은 “인력을 강제로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지난 정부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정원이 많이 늘어난 만큼 자회사 분리 등으로 늘어난 정원을 조절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서울역 1호선 승강장에 파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지난 10일 서울 중구 서울역 1호선 승강장에 파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민주노총 서교공 노조는 인원 감축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2212명 감축안을 없던 일로 하고 771명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정년퇴직 인력 채용 등을 요청하고 있다. 최명호 전국철도노조위원장은 총파업 출정식에서 “적정한 안전 인력이 충원돼야 시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데 사측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지하철은 지난 10일 오후 6시 이후 정상 운행 중이지만, 서교공 노사가 합의안을 도출하지 않으면서 파행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민주노총 서교공 노조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화를 요구하는 한편 공사가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오는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2차 전면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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