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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마약 싹 치웠다…APEC 앞둔 샌프란시스코 거리 대청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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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회의 앞둔 샌프란시스코. 신화=연합뉴스

APEC 회의 앞둔 샌프란시스코. 신화=연합뉴스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가 11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는 17일까지 모스코니센터 등에서 열리는 이번 APEC 회의는 팬데믹(코로나 대유행) 이후 지역 경제 부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 중요한 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거리에 넘쳐나는 노숙인과 마약 중독자, 쓰레기, 강력 범죄 등으로 옛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2020년 이후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마약 과다 섭취로 2600명이 넘게 사망했으며 이 중 대부분은 펜타닐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지역 지도자들은 21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이번 APEC 회의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관광 협회에 따르면 APEC 회의는 샌프란시스코에 약 5280만 달러(한화 약 697억원)의 경제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되며 회의 기간 예약된 호텔 숙박 수는 약 5만5000개에 달한다.

당국은 회의 기간 지정된 구역에 접근을 통제할 인력도 확충할 예정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길거리에 노숙인 텐트가 설치돼있다. AP=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길거리에 노숙인 텐트가 설치돼있다. AP=연합뉴스

NYT에 따르면 실제로 회의를 앞두고 도시에서는 몇주 사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회의 장소에서 1마일(약 1.6㎞)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골목에는 노숙인 텐트가 모여있고 펜타닐 거래와 투약이 빈번하게 이뤄지던 악명 높은 장소였으나, 현재는 대부분의 노숙인과 마약 중독자가 순식간에 사라진 상태라고 NYT는 전했다.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시내는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을 정비하고 벽에 벽화를 새로 그려 넣는 손길로 분주했다. 사람들이 마약 투약을 하는 데 쓰고 길에 버린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도 한창이었다.

다만 이런 시도들이 ‘보여주기용’ 치장이 지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현지 노숙인 연합회 관계자는 경찰이 아픈 노숙자, 더 오래 대기해온 노숙자보다 회의 장소 근처에 있는 노숙자에게 먼저 쉼터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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