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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켓' 만든 그 차의 비밀…수심 5m서 운전자 1시간 버텼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3일 오전, 경북 경산소방서에는 운전자가 탑승한 픽업트럭 한 대가 저수지로 빠져 침수되고 있다는 다급한 구조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1시간여 만에 차 안에서 운전자를 구조했다. 차량이 수심 5m의 저수지에 완전히 가라앉았던 탓에 누구도 운전자의 생존 여부를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운전자는 기적적으로 별다른 상처 없이 구조됐다.

GM의 중형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의 주행 모습. 여유있는 공간과 안전성을 무기로 국내 수입 픽업트럭 중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 GM

GM의 중형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의 주행 모습. 여유있는 공간과 안전성을 무기로 국내 수입 픽업트럭 중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 GM

운전자를 지켜낸 차량은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의 중형 픽업트럭인 콜로라도(Colorado)였다. GM은 구조된 운전자를 콜로라도의 명예 앰버서더로 최근 위촉했다.

사연은 이렇다. 10일 GM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전 7시14분쯤 경산시 용성면 곡란리 화곡 저수지에서 “차가 저수지로 가라앉고 있다”는 행인의 신고가 경산소방서로 접수됐다. 운전자는 박경란(여·56)씨.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차가 물속으로 자취를 감춘 뒤였다. 소방대원들은 잠수장비를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이후 수심 5m 지점에 가라앉아있던 콜로라도 차량에서 생존한 박씨를 발견해 물 밖으로 구조했다. 차가 가라앉은 지 한 시간여 후였다. 사고 원인은 ‘운전 미숙’이라고 했다.

“전면 유리 금 갔지만, 끝까지 깨지지 않아”

구조 당시 박씨는 가벼운 저체온 증상을 제외하고 다른 부상은 없었다. 그가 1시간여 간 수심 5m의 차가운 저수지 바닥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건 차량 내 생긴 ‘에어포켓(Air Pocket)’ 덕분이다. 박씨는 구조된 이후 “사고 당시 전면 유리가 모두 금이 간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깨지지 않았고, 엔진 룸을 통해 들어오는 물 외에는 차 문들 사이에서도 물이 들어오지 않아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구조 당시 박씨는 하반신만 일부 물에 젖은 상태였다고 한다.

사고 당시의 모습. 당시 콜로라도 차량 내에는 운전자인 박경란씨가 있었다. 사진 GM

사고 당시의 모습. 당시 콜로라도 차량 내에는 운전자인 박경란씨가 있었다. 사진 GM

박씨가 탔던 콜로라도는 중형 픽업트럭으로 사막은 물론 산길, 비포장도로 등에서 많은 화물을 싣고 달려야 하는 특성상 일반 차량보다 차체 강성이 뛰어나고 수밀성(水密性·물의 침투와 흡수, 투과를 막는 성질)이 높다. 완전 침수 상황에서도 실내에 에어포켓이 형성될 수 있었던 이유다.

평소 제트스키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겨온 박씨는 넉넉한 적재 용량과 안전성 등을 고려해 지난달 콜로라도를 구매했다. 사고 이후 그는 같은 모델을 다시 샀다. 생명을 지켜준 믿을 수 있는 차라는 생각에서다.

콜로라도 명에 앰버서더로 위촉된 박경란(사진 가운데)씨. 사진 GM

콜로라도 명에 앰버서더로 위촉된 박경란(사진 가운데)씨. 사진 GM

박씨의 기적적인 생환을 축하하기 위해 GM은 지난 7일 그를 브랜드 통합 공간인 ‘더 하우스 오브 지엠(The House of GM)’으로 초청, 콜로라도 명예 앰버서더로 위촉했다. 이날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은 “불의의 사고 상황에서도 박경란 고객님이 기적적으로 안전하게 구출될 수 있어 정말 다행이고, 구조를 위해 노력해 주신 경북 경산소방서 구조대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콜로라도가 고객님의 생명을 지켜드릴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콜로라도, 출시 이후 누적 140만여 대 판매

박씨의 생명을 구한 콜로라도는 2004년 첫 출시 이후 누적 140만 대 이상이 판매됐다. 특히 2015년에 출시된 현행 2세대 모델은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유력 자동차 전문지인 모터트렌드의 ‘올해의 트럭’ 상을 받으며 동급 최고의 상품성을 입증했다. 국내에는 2019년 출시돼 지난달까지 누적 1만4468대가 판매됐다. 수입 픽업트럭 중에선 부동의 시장 점유율 1위다.

GM의 중형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의 주행 모습. 여유있는 공간과 안전성을 무기로 국내 수입 픽업트럭 중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 GM

GM의 중형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의 주행 모습. 여유있는 공간과 안전성을 무기로 국내 수입 픽업트럭 중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 GM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콜로라도의 안전성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콜로라도는 수심 0.8m까지 도강이 가능할 만큼 밀폐력과 수밀성이 뛰어나다. 지난 7월에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지역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콜로라도 23대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제공돼 구호 물품 운송과 피해 현장 복구에 활용된 바 있다.

한편, GM의 차들은 사고나 자연재해 현장에서 특유의 안전성을 입증해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미국 차 특유의 강건함 덕분’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토네이도에 휩쓸린 쉐보레의 풀 사이즈(Full-Sized) 픽업트럭 실버라도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실버라도는 운전자가 탑승한 채로 토네이도에 갇혀 옆으로 뉘어진 채 팽이처럼 회전했으나, 운전자는 가벼운 상처만 입고 안전하게 탈출했다. 사고 이후에도 이 차량은 주행이 가능할 정도의 컨디션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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