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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지퍼 열려있던 '팝의 여왕'…다이애너 비가 올려주며 한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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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니 걸'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중앙포토]

영화 '화니 걸'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중앙포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물론 그래미 상(대중음악), 토니 상(뮤지컬)과 에미 상(방송)을 모두 손에 넣은 인물이 있다. 이름만 대면 알법한 바버라 스트라이샌드(81). 10대에 데뷔해 60년 이상 대중문화 전면에서 커리어를 쌓은 그가 자서전, 『내 이름은 바브라(My Name Is Barbra)』를 냈다. 그의 첫 자서전으로 970페이지에 달하는 대작이다. 그는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20년 또는 50년 후, 그때도 세계가 존재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고 싶은 이가 있다면 이 책을 집어들면 된다"고 말했다.

책엔 고(故) 다이애너 왕세자비, 배우 말론 브랜도 등과의 숨겨진 일화가 가득하다. 그는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과 8일 인터뷰에선 "어린 시절 나는 주연급 셀럽이 될만한 성격이 아니었다"며 "나 자신이 스스로를 바꿔내야했다"고 말했다. 그의 책 결론엔 이렇게 적혀 있다. "실제로 유명해진 뒤의 삶보다는, 유명해지길 꿈꿨던 시절의 삶이 더 즐거웠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자서전 표지. AP=연합뉴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자서전 표지. AP=연합뉴스

친부를 어린 시절 여읜 그는 15세에 부모의 뜻을 거스르며 독립했다. 거주지 주소가 일정하지 않을 정도로 돈이 없어서 무작정 아르바이트로 노래를 하다 발탁된 케이스다. 어머니와도 끝까지 관계가 좋지 않았다. 그의 어머니는 스트라이샌드가 대성한 뒤에도 그에 대한 혹평 기사들을 스크랩해서 보냈다고 한다. 그는 NPR에 "엄마는 내게 '너가 틀렸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려 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 그래서 나 자신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됐고,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위해 연기하고 노래하게 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가수이자 배우,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다. [중앙포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가수이자 배우,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다. [중앙포토]

그는 1973년 뮤지컬 영화 '화니 걸'(Funny Girl, 1973)로 일약 스타가 됐고, 옛 '주말의 명화' 단골이었던 '추억(The Way We Were)' 등으로 배우로서도 입지를 굳혔다. 그의 성공 스토리엔 공식이 있는데, 하나의 영역에서 인정을 받으면 그와 연관된 다른 일에도 도전했다는 점이다. 가수로 성공한 뒤 배우로, 배우로 인정 받은 뒤엔 감독과 제작을 시도했다. 화가 및 사회 문제 관련 행동가로서도 활약했다. 그래서 '목소리가 큰 배우'이자 일명 '쎈 언니' 캐릭터로 통한다. 그러나 정작 그는 NPR에 "난 스스로를 부풀려 생각하지 않는다"며 "누가 나더러 멋지다고 해주면 좋지만, 더 잘할 수 있지 않냐고 해도 그럴 수 있겠다 싶다"고 말했다.

영화 '길트 트립'(The Guilt Trip)에 출연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영화 '길트 트립'(The Guilt Trip)에 출연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이 자서전의 특징은 유난히 셀럽들과의 일화가 풍부하다는 점이라고 NYT는 전했다. 말론 브랜도와의 관계에 대해서 스트라이샌드는 "내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갑자기 내 등에 키스를 해서 깜짝 놀랐다"고 적었다. 스트라이샌드는 그를 저지했지만, 브랜도는 그에게 계속 구애했다고 한다. 그러다 스트라이샌드의 마음을 움직인 건 이 한 문장이었다. "우리 같이 박물관에 가자." 왜일까. 그는 "당시 나는 남자친구 같은 존재가 그리웠다"며 "데이트 같은 걸 너무 하고 싶었다"고 적었다고 한다. 그러다 정작 결혼은 엘리엇 굴드라는 제작자와 했는데, 이에 대해 스트라이샌드는 "평소 그에게 전혀 끌리지 않았는데 어느날 그의 뒷모습, 특히 목 부분을 보고 그냥 '이 남자다'라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둘은 결혼해 아들을 뒀지만 이혼했다.

스트라이샌드는 또 영국 다이애너 왕세자비와의 일화도 공개했다. 다이애너 비가 참석한 한 행사에 스트라이샌드는 자신이 입고 간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스트라이샌드의 스커트 지퍼가 다 올려져 있지 않았던 것. 이를 알아챈 다이애너 비가 아무도 모르게 지퍼를 올려주면서 이렇게 속삭였다고 한다. "오늘 진짜 멋져요. 스스로 그걸 알았으면 해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반려견들. 양손에 안고있는 두 마리가 죽은 반려견의 복제다. [사진 버라이어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반려견들. 양손에 안고있는 두 마리가 죽은 반려견의 복제다. [사진 버라이어티]

스트라이샌드는 온갖 하고 싶은 일을 다 섭렵하고, 성공과 부귀영화까지 누린 것처럼 보인다. 하다못해 자신의 반려견이 사망하자 복제까지 했을 정도다. 그러나 정작 그는 외로웠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BBC에 "내 인생에서 나는 즐거움을 누린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참고로, 스트라이샌드를 만날 일이 있다면 본명 '바버라' 아닌 '바브라'라고 불러줘야 한다. 그는 부모님이 지어준 "바버라"라는 이름이 사무치게 싫었다고 한다. 그는 NYT에 "이름이 싫긴 한데 (이미 유명해진 뒤엔) 이름을 바꾸기도 싫고 해서 '바브라'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의 성인 '스트라이샌드'를 애플의 음성인식기 시리(Siri)가 '스트라이잰드'라고 발음하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바로 수정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제 시리는 그의 이름을 '스트라이샌드'라고 발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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