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신당설’을 지피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계와의 소통을 언급하자, 비명계에서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한 비명계 수도권 의원은 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자기 우군이 없으니 밖에서 말장난을 치고 있다”며 “국민의힘에서 누구 한명 따르지 않는데, 우리가 왜 쫓느냐. 정말 정치를 엉망으로 한다”고 했다. 다른 비명계 중진 의원도 “우리는 진보고 이준석은 보수인데, 물과 불이 같이 섞여서 되겠느냐”고 일축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창당 문제와 관련해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 민주당 비명계와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10월 중순 이 전 대표와 5선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실제 만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신당’의 실체를 둘러싼 추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비명계로 분류되는 김종민·박용진·설훈·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은 모두 이 대표와의 교감설을 일축했다. 이 중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준석과 통화한 적도 없고, 인연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의원도 “신당을 만들면 따로 해야지 왜 이준석과 같이하느냐”며 “방송에서 오가다 만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한두 달 전쯤 인사차 통화한 사실은 있다고 하면서도 “(정치가) 아무리 생물이라도 간극이 매우 넓다. (이 대표 신당 합류는) 썩 현실적인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 내부에선 이상민 의원을 겨냥한 비판도 쏟아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둘의 만남을 언급하며 “뱃머리를 1도씩 계속 돌리다 보면 가던 방향에서 거꾸로 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이 의원의 요즘 행보는 해당 행위로 내쫓아 달라는 호소 같다. 핍박받는 그림으로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반면에 이상민 의원은 이날 양향자 의원, 금태섭·정태근 전 의원, 조성주 ‘세 번째 권력’ 공동위원장 등 제3지대 인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기본 취지를 지키고, 대신 위성정당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깡그리 (선거제 개혁을) 무시한다. 특히 제1당인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며 “위성정당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구 공천 정당의 비례대표 공천 의무화 법안을 곧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5인은 “한국 정치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논의하기 위해 ‘금요연석회의’를 만들어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 의원과 금 전 의원은 민주당 출신, 정 전 의원은 국민의힘 출신이다. 조 위원장은 정의당 류호정·장혜영 의원과 함께 ‘세 번째 권력’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 ‘선거 연합’ 가능성에 대해 “정치를 바꿔야 하는 수준이 올라가면 할 수 있는 공동행동도 달라진다”(정태근)고 답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서도 “생각이 같다면 함께할 수 있다”(양향자), “업그레이드하는 데 힘을 모을 수 있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이상민)고 했다. 이날 이상민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한 달 안에 결판낼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