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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 LG맨' 오지환, 29년 한 푼다…"구본무 롤렉스시계는 내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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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올해 29년 묵은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까. LG 주장 오지환(33)은 "우리에게 '하늘의 기운'이 다가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LG 주장 오지환이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각오를 밝히고 있다. 뉴스1

LG 주장 오지환이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각오를 밝히고 있다. 뉴스1

정규시즌 우승팀 LG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막을 올리는 2023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에서 정규시즌 2위팀 KT 위즈와 올 시즌 진정한 왕좌를 놓고 맞붙는다.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4년이 마지막이다. 올해 통합 우승을 달성하면, 29년 만의 역대 세 번째 우승이 된다.

LG의 주전 유격수이자 정신적 지주인 오지환은 6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정규시즌 우승 이후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시리즈 준비를 철저히 했고, 선수 모두 '자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서 팬분들이 원하는 29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꼭 안겨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지환은 LG 한 팀에서만 15년을 뛴 '원 클럽 맨'이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2009년 LG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았다. LG 내야의 야전사령관으로 늘 묵묵히 제 자리를 지켰다.

LG와 오지환의 동행은 극적이었다. 오지환은 2019시즌이 끝난 뒤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와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했다. 당시 오지환이 구단에 6년 장기 계약을 제안했지만, LG가 난색을 보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후 세 시즌이 지난 지난해 말엔 상황이 뒤바뀌었다. 오지환은 KBO리그가 인정하는 국가대표 유격수로 자리매김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더 높였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유격수로는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이번엔 LG가 먼저 6년 계약(총액 124억원) 카드를 꺼냈다. 오지환이 두 번째 FA 자격을 얻기 전에 얼른 붙잡았다. 오지환은 이전 계약에서 남은 1년을 포함해 2029년까지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사실상 은퇴할 때까지 LG에서 뛰겠다는 '종신 계약'인 셈이다.

그런 오지환에게 LG의 우승은 일생일대의 꿈이다. LG가 우승을 해야 받을 수 있는 특별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선물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LG 구단주였던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은 1998년 해외 출장을 갔다가 고가의 롤렉스 시계를 샀다. 이 시계를 구단에 전달하면서 "다음 한국시리즈 MVP에게 선물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끝내 주인공의 손목에 시계를 채워주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오지환은 "그 시계는 꼭 내가 받고 싶다. 나에게 '주장 직권으로 어떤 선수에게 주겠느냐'고 물어도, 내가 갖고 싶다"고 했다. 가격 때문이 아니다. 그 상징성 때문이다.

LG 주장 오지환(오른쪽)이 지난달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LG 주장 오지환(오른쪽)이 지난달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때마침 올해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는 '한풀이 우승'이 대세였다. 메이저리그(MLB)에선 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63년 만에 첫 우승을 해냈다. 일본 프로야구에선 한신 타이거스가 38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LG 선수들도 그 소식을 듣고 고무됐다. 오지환은 "(다른 우승팀들을 보니) '하늘도 간절히 바라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올해 유독 '간절한' 팀들에게 우승의 기운이 오는 것 같은데, 올해 우리도 그 어느 팀보다 간절하다. 우리 팀에게도 그 기운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염경엽 LG 감독은 "우리 팀은 한국시리즈 경험이 부족하지만, 우승을 향한 열망과 간절함은 선수 모두 최고조에 올라 있다"며 "KT는 탄탄한 팀이지만, 한국시리즈에서도 우리 팀이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열심히 경기하려고 한다. 마지막에 팬들과 함께 웃을 수 있도록 (한국시리즈를)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강철 KT 감독은 "개막 전 많은 분이 LG와 KT를 우승 후보로 꼽은 기억이 난다. 그 기대에 걸맞은 시즌을 치르고 여기까지 온 것에 감사하고 있다"며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처음으로 한국시리즈(3·4차전)가 열린다.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팬분들과 함께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LG는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 KT는 국내 에이스 고영표를 각각 1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염경엽 감독은 "KT는 항상 까다로운 팀이었다"며 한국시리즈가 6차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고, 이강철 감독은 "야구는 마라톤이다. 마라톤의 마지막 구간과도 같은 7차전까지 승부가 이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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