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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백병전 돌입…AI로 땅굴 찾고 하마스 130명 사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가자지구 내부에서 작전을 수행중인 이스라엘방위군(IDF)의 모습. IDF가 공개한 사진으로 구체적인 시점은 밝혀지지 않았다. AP=연합뉴스

가자지구 내부에서 작전을 수행중인 이스라엘방위군(IDF)의 모습. IDF가 공개한 사진으로 구체적인 시점은 밝혀지지 않았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시티로 진입해 백병전을 비롯한 본격적인 시가전에 돌입했다. 지난달 7일 양측 충돌이 시작된 지 26일, 지난달 26일 지상군을 가자지구에 투입한 지 일주일 만이다. IDF의 공습에 이 지역 민간인 희생자 수가 급증하고, 헤즈볼라를 비롯한 친(親)이란 세력의 공세로 확전 위기도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이스라엘에 급파해 인도적 교전 중지를 압박했다.

AI로 땅굴 찾고 하마스 요원 130명 사살

I 가자지구 내부에서 작전을 수행중인 이스라엘방위군(IDF)의 모습. IDF가 공개한 사진으로  구체적인 시점은 밝혀지지 않았다. AP=연합뉴스

I 가자지구 내부에서 작전을 수행중인 이스라엘방위군(IDF)의 모습. IDF가 공개한 사진으로 구체적인 시점은 밝혀지지 않았다. AP=연합뉴스

AP통신·CNN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이날 “우리 군은 가자시티 포위를 완료했다”며 “지난 몇 시간 동안 기갑부대와 보병 및 공군이 하마스의 전초기지와 본부, 발사 위치, 그 밖의 추가 테러 기반시설을 공격하고, 근접전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르지 할레지 IDF 참모총장도 “병력이 밀집된 복잡한 도시 지역에서 전투하고 있다”며 시가전이 진행 중임을 알렸다. 이스라엘 군사 기술사령관인 이도 미즈라히 준장은 “지뢰와 부비트랩이 설치된 위험한 전장에서 하마스와의 백병전도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IDF는 육지로 연결된 가자시티의 3면을 모두 에워싸고 진격해 중심부까지 진입했다. 공군과 해군을 통해 대규모 공습을 벌여 가자시티를 비롯한 가자지구 북부를 폭격한 뒤, 공병과 보병이 침투해 도시 내 땅굴 등을 파괴하고 하마스 무장대원과 근접전을 벌였다. IDF 측은 이날 하루 동안 하마스 관련 시설 100여 곳을 파괴하고 하마스 대원 130여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현지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IDF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가자지구 내 하마스 땅굴에 숨겨진 1200개의 새로운 군사표적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급증하는 민간인 피해…사망자 9000명 넘어

지난 1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 한 남성이 앉아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 한 남성이 앉아있다. AP=연합뉴스

IDF의 대규모 공습에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난민촌의 민간인 희생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까지 가자지구 사망자 수가 9061명에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들이라고 밝혔다.

이날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 대한 공습이 사흘 연속 가해진 가운데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학교 인근에도 포탄이 떨어져 최소 27명이 사망했다. 가자지구 중부 알부레이즈 난민촌에서도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최소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공습과 연료 부족으로 가자지구 병원들은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가자지구를 봉쇄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다며 연료 반입을 막고 있다.

유엔 “전쟁범죄 우려” 이스라엘 “휴전 없다”

지난 1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구조대가 잔해속에 깔린 소녀를 구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구조대가 잔해속에 깔린 소녀를 구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엔은 “가자지구 내 연료가 완전히 고갈된 가운데 가자지구 북부 대부분은 (다른 지역과) 단절돼 주민 약 30만명이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곳으로의 인도주의 원조 전달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7명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집단학살의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볼커 투르크 유엔 인권고등판무관도 “이스라엘의 작전은 국제법상 불법”이라며 “난민촌을 공습하는 것은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금은 전투의 정점”이라며 “아무것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 앞으로 나아가 승리할 것”이라고 지상전을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하가리 IDF 대변인도 “휴전이란 용어는 이 순간 탁자 위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친이란 세력 속속 헤즈볼라 지원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골란고원에서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레바논 남부를 향해 포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골란고원에서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레바논 남부를 향해 포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중동 내 친이란 세력들은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에 힘을 보태며 확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IDF는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민병대 ‘이맘 후세인 여단’이 헤즈볼라 지원을 위해 레바논 남부로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와 이스라엘 접경지대에서 교전을 벌였다. 헤즈볼라는 “시온주의자 군대(IDF)의 19개 주둔지를 유도 미사일과 포탄 등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친이란 세력인 ‘이라크 저항을 위한 이슬람전선’은 드론(무인기)으로 이날 시리아 내 미군기지를 공습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왼쪽)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왼쪽)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과 러시아도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이 헤즈볼라에 방공체계 SA-22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대공포와 지대공미사일을 탑재한 전차 형태인 이 무기는 판치르-S1으로 불린다. IDF는 이스마일 하니야 하마스 정치국 수반이 같은 날 이란을 방문해 이란 고위급 접촉에 나선다고 밝혔다.

‘인도적 교전중단’ 설득 나선 미국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이스라엘로 출발하기 직전 취재진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이스라엘로 출발하기 직전 취재진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주의 참사와 확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인도적 교전 중지’ 카드로 이스라엘 압박에 나섰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3일 이번 전쟁 이후 세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아 네타냐후 총리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블링컨 장관은 면담 뒤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자지구의 십자포화 속에서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도적 목적의 일시적 교전 중단 문제를 이스라엘 지도자들과 논의했다"고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인질들을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인질을 비롯한 민간인들을 안전하게 나오게 하기 위해 교전 중단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노동자, 가자로 추방 

한편 3일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에 발이 묶였던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 노동자 수백명을 가자지구로 추방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늦은 시각부터 팔레스타인 출신 노동자들이 이스라엘과 접한 라파 국경 동부 지역 케렘 샬롬 검문소를 통해 가자 남부로 이동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의 모든 접촉을 끊고 있다"며 "더 이상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노동자가 나오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공격 직후 팔레스타인 노동자 추방을 예고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전쟁 전까지 가자 주민 약 1만8500명에게 노동 허가증을 발급했다. 이들 중 이번에 추방된 사람이 몇 명인지 이스라엘 측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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