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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로 바꾸면 총 쏜다" 기장 위협한 사람, 부기장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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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타항공. EPA=연합뉴스

텔타항공. EPA=연합뉴스

지난해 8월 비행 중이던 미국 항공사의 한 여객기에서 부기장이 "방향을 바꾸면 총으로 쏘겠다"며 기장을 위협해 기소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유타주 연방법원 대배심은 지난달 18일 항공사 승무원 업무 방해 혐의로 조너선 J 던을 기소했다. 항공사 부기장이었던 던은 지난해 8월 22일 승무원을 폭행, 협박하고 그 과정에서 위험한 무기를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기소장에 따르면 던은 당시 한 승객에게 의료 문제가 발생해 항로를 바꿀지를 논의하던 중 의견이 엇갈리자 기장에게 "방향을 바꾸면 여러 번 총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부 감찰관실은 던이 교통안전청(TSA)의 '연방 비행갑판 장교 프로그램'에 따라 총기 휴대 허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감찰관실은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당시 의료 지원이 필요했던 승객의 상황이 얼마나 긴급했는지와 비행경로, 비행시간, 승객 수, 착륙 후 상황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 해당 여객기를 운항한 항공사 이름도 공개하지 않았으나, CNN과 CBS 뉴스, 일간 NYT 등은 델타항공이라고 전했다.

델타항공 대변인은 이 언론사들에 보낸 성명에서 "던이 자사에 고용돼 있었지만 더는 델타항공에서 일하지 않는다"며 자세한 내용 밝히기를 거부했다.

한편 미 언론은 던이 당시 기내에서 총기를 소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 관해 집중 조명했다.

CNN은 교통안전청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납치나 테러 시도 등 기내 공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조종사를 훈련하는 연방 비행갑판 장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조종사는 연방 법 집행관을 대행하게 되며, 교통안전청이 승인한 자격증을 발급받게 된다.

교통안전청 대변인은 이날 CBS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은 철저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며 "2년에 한 번씩 총기 소지 자격 재검증을 통과해야 하고, 연방 법 집행 훈련 센터의 교육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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