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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핵 통제’ 대화…오바마 행정부 이후 처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핵무기 통제 등을 주제로 회담을 갖는다. 양국이 관련 논의를 하는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이후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오는 6일 말로리 스튜어트 미 국무부 군비통제검증이행 차관보와 쑨샤오보(孫曉波) 중국 외교부 군축사 사장(국장)이 핵무기 통제 논의를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도 양국이 며칠 안에 “군비 통제 및 비확산에 관한 협의”와 해양 문제 및 기타 문제에 대한 별도의 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 합의는 오는 11~17일 미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 의제 논의 중 이뤄졌다.

WSJ은 “이번 회담은 양측 핵전력에 한계를 정하기 위한 공식 협상의 시작은 아니고 미국이 중국의 핵전력 상황과 정책 등을 파악해 볼 기회가 될 것”이라며 “무기통제와 비확산, 오판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핵 위협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지를 놓고 골머리를 앓아왔다”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중·러의 불안정한 3자 군비 경쟁을 억제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선보인 중국 인민해방군의 둥펑 41호 미사일. AFP=연합뉴스

지난 2019년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선보인 중국 인민해방군의 둥펑 41호 미사일. AFP=연합뉴스

실제로 이번 대화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핵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열리게 됐다. 러시아는 지난달 25일 상원에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안을 통과시키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놓고 있다. 1996년 유엔 총회에서 승인된 CTBT는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으로, 러시아는 이 조약을 2000년 비준했다. 러시아는 지난 3월엔 미국과의 핵 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 협정(New START·뉴스타트)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러시아도 핵 통제 회담에 참여시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러시아는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빌 클린턴 미 행정부 시절 CTBT에 서명했지만, 2020년 미국과 러시아의 뉴스타트 연장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중국의 참여를 요구하자 자국 핵무기가 미국과 러시아에 비해 적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하지만 중국은 핵전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5월 기준 500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했고, 2030년까지 1000개 이상 가지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회담을 대만 문제와 연결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 안정화를 원하지만, 대만에 대한 이견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관계 안정화엔 군비 통제와 비확산 문제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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