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마약왕' 필리핀서 황제 수감…"내가 입 열면 여럿 옷 벗는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마약을 밀반입·유통한 '동남아 한국인 3대 마약왕' 박왕열(45)씨의 최근 모습이 그의 최근 모습은 1일 JTBC 인터뷰를 통해 공개됐다. 그는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을 것이라며 되레 "(내가 입을 열면 한국) 검사부터 옷 벗는 놈들도 많을 것"이라고 기고만장한 모습을 보였다.

박씨는 드라마 '카지노'의 모티브가 된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텔레그램을 통해 한국에 다량의 마약을 공급해 왔던 인물이다. 이른바 '동남아 한국인 3대 마약왕'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박씨는 지난 2016년 10월 필리핀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다량 살인)로 필리핀 대법원에서 단기 57년 4개월, 장기 6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필리핀 뉴빌리비드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마약을 밀반입·유통한 '동남아 한국인 3대 마약왕' 박왕열(45)씨. 사진 JTBC 방송화면 캡처

JTBC 에 따르면 박씨는 교도소 내 '마약 사업가'로 활동하며 호화로운 'VIP' 교도소 생활을 하고 있다. 마약을 거래하면서 생긴 돈으로 개인 정비를 꾸리고 심지어 핸드폰 사용도 자유로워진 탓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씨는 앞니에 은니를 씌우고 선글라스에 베레모까지 착용한 채 나타났다. 그는 반성하지 않는다며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30년형을 받고 국내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공범에 대해선 "가슴이 아픈 일"이라면서도 자신은 "(한국으로) 송환되고 싶은 것보다 못 간다. 마약을 판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씨는 또 자신이 입을 열면 "(한국) 검사부터 옷 벗는 놈들이 많을 것"이라며 "말하면 한번 뒤집어진다"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텔레그램을 통해 해외에서 한국으로 마약을 유통하는 사례는 잇따라 적발되고 있지만 별다른 제재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씨처럼 현지에서 수십 년형을 선고받은 마약사범은 현지에서 형기를 모두 마친 뒤에야 국내 강제송환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 송환이 불가능하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