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협치에서 아쉬운 점 있어"…尹 "국회 말씀 경청하겠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법안심사나 예산 심사 과정에서 국회의 자율성을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국회 발언을 청취한 윤 대통령은 “초당적, 거국적으로 힘을 합쳐서 국민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미래 세대를 위해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익표 “정부가 서민 버팀목돼야”…尹 ‘고개 끄덕’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 상임위원장단 및 여야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현동 기자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를 방문해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 원내대표와 1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들이 참석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국민은 늘 옳다”는 윤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언급하며 “대통령님의 그 말씀에 희망과 기대를 품는 국민이 많은 것 같다”며 “정부와 국회가 혼연일체가 되어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 눈높이에 맞추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함께 운영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간담회가 우리 국민들에게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뜻깊은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국정 운영, 또는 국회의 의견에 대해서 많은 말씀을 잘 경청하고 가겠다”고 화답했다.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원장단 및 여야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우리 야당에 섭섭한 것도 있으시겠지만 야당 입장에서는 대통령께서 국회를 존중하는 문제, 야당과 협치하는 문제에 대해서 아쉬움이 크다”며 “국회에서 통과된 관련 법들에 대해서 협의보다 단독 처리와 거부권 행사가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서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의 책임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현 정부 출범하고 불행한 사건이 몇 번 반복됐다”며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등이 있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따뜻한 손을 내밀어줬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윤 대통령은 홍 원내대표가 물가나 환율, 유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언급하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서 서민과 중산층의 아픔을 위로하고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며 발언을 경청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께서 취임 일성으로 야당을 존중하고 배려해달라고 말씀하셨다. 깊이 유념하고 실천하겠다”며 “여야가 지금까지는 오월동주(吳越同舟)의 관계였지만 이제는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동주공제(同舟共濟)의 관계를 이루기 바란다”고 말했다.

尹 “취임 이후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 연설을 마친 뒤 국회 사랑채에서 국회의장이 주최한 국회 상임위원장과의 오찬회동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비공개 간담회 후 참석자들은 국회 사랑재로 이동해 김 의장이 주최하는 오찬에 함께했다.

오찬 음식은 천년고찰 진관사에서 마련했다. 메뉴로는 오색 두부탕을 메인으로, 민초들의 음식인 뿌리채소를 중심으로 가을 제철 음식이 차려졌다.

김 의장은 환영사에서 “진관사에서 말씀하시기를 오늘 오찬의 테마는 화합과 소통의 염원이 담긴 상생의 밥상이라고 한다”며 “화합, 소통, 상생하는 즐거운 오찬 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오늘 이렇게 국회에 와서 우리 의원님들과 또 많은 얘기를 하게 돼서 저도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 연설을 마친 뒤 국회 사랑채에서 국회의장이 주최한 국회 상임위원장과의 오찬회동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제, 안보에서 대외적인 위기 상황이 많이 있고, 또 우리 국민들의 민생이 어렵다”며 “때문에 우리가 초당적, 거국적으로 힘을 합쳐서 국민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미래 세대를 위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아까 간담회 때 하신 말씀은 제가 다 기억했다가 최대한 국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함께한 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