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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만 TBS출연료 공개 거부…"감사권 침해 고발 검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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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 더불어민주당 성향 방송인 김어준(사진 오른쪽)씨가 올초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선거법 위반 관련 2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입장 표명 없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친(親) 더불어민주당 성향 방송인 김어준(사진 오른쪽)씨가 올초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선거법 위반 관련 2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입장 표명 없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했던 김어준씨가 자신의 출연료 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TBS 제작비 지급규정 상한액을 웃도는 고액출연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 달 서울시의회 행정사무 감사를 앞두고 출연료 지급내용 자료 제출을 요구했던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은 법률자문을 거친 뒤 김씨를 고발할 예정이다.

11월 행감 앞두고 자료제출 요구 

30일 TBS가 김규남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2018~2023년 방송통신위원회 제재를 받은 출연자 및 출연료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TBS는 이 기간에 방통위로부터 모두 3차례 주의 처분을 받았다. 해당 프로그램은 ‘김어준의 뉴스공장(라디오)’과 ‘이정렬의 품격시대(TV)’, ‘2018 남북정상회담 특집방송(TV)’이었다. 방통위는 일반적으로 출연자 개인이 아닌 프로그램과 방송사를 제재한다.

김어준은 지난해 ‘이태원 참사’ 직후인 10월 31일 ‘뉴스공장’을 통해 “과거에는 (이태원 핼러윈 축제 때) 일방통행을 위한 폴리스라인이 있었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였다. 이후 “공정성과 객관성, 재난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이라는 방송심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민원이 방통위에 제기됐고, 방통위는 올 6월 주의 처분했다. 방통위 법정 제재는 ①과징금 ②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③관계자 징계 ④경고 ⑤주의 등이 있다. 주위도 중징계에 해당하며, 징계 여부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 때 반영한다.

지난 20일 서울시의회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참여한 정태익 TBS 대표이사와 김규남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사진 TBS 유튜브 캡처

지난 20일 서울시의회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참여한 정태익 TBS 대표이사와 김규남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사진 TBS 유튜브 캡처

이와 함께 판사 출신인 이정렬(변호사)씨는 2018년 8월 2일자 방송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하했다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같은 해 9월 18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희화화해 각각 주의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법정제재 출연자 출연료 공개 

이정렬씨와 김종대씨는 출연료를 공개했다. 이씨는 ‘품격시대’ 출연료로 2018년 1950만원, 2019년 400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20만원(1회 출연)이었다. 하지만 김어준씨는 공개를 거부했다. TBS는 행정사무 감사 자료 제출을 위해 김씨에게 출연료 정보공개 동의를 요청했으나 김씨만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TBS는 “출연료 정보는 개인소득과 관련한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정보 주체(출연자) 동의 없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베일에 싸인 김씨 출연료는 2년 전 대략 알려진 적 있다. 회당 라디오 150만원, TV 50만원으로 TBS 제작비 지급 규정상 상한액(100만원ㆍ라디오 진행자 기준)을 웃돈다.

김규남 시의원은 이런 김어준씨를 향해 “(여러 차례) 허위사실을 방송해 TBS 조직에 큰 누를 끼친 것도 모자라 국민 세금이 자신에게 얼마나 쓰였는지도 공개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지난 9월14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대선공작 게이트' 관련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김어준·주진우·최경영에 대한 고발장 접수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지난 9월14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대선공작 게이트' 관련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김어준·주진우·최경영에 대한 고발장 접수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법률자문 거쳐 김어준 공개거부 따진다

TBS에 따르면 ‘뉴스공장’은 2016년 9월 26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법정 제재를 12건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결과적으로 TBS 경영난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정치적 편향 논란을 빚어온 TBS에 내년부터 서울시 출연금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 방향을 결정하면서다. 2022년 기준 출연금 규모는 320억원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난해 12월30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됐다.

김 의원은 “서울시의회는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TBS에 (행정사무) 감사 권한이 있다”며 “시의회 법률자문을 거쳐 김어준씨의 ‘뉴스공장’ 출연료 공개거부가 적절한지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씨를) 감사권 침해 등과 관련해 고발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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