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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는 아파트…매물 늘고 거래량 뚝, 이곳으로 눈 돌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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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이 최대를 기록했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만4022건 중 전세 거래는 8707건으로, 전체의 62.1%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5월 전세 비중이 67.2%를 기록한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부동산의 전세 안내문. 뉴스1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이 최대를 기록했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만4022건 중 전세 거래는 8707건으로, 전체의 62.1%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5월 전세 비중이 67.2%를 기록한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부동산의 전세 안내문. 뉴스1

40대 직장인 A씨는 서울 광장동의 한 아파트를 매수하려던 마음을 최근 접었다. 전용면적 84㎡의 호가가 15억~16억원 선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데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 상단이 연 7%를 돌파하면서다.

A씨는 “고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거란 생각이 드니까 무리해서 집을 못 사겠다”면서 “그 사이 집값이 좀 내릴 수 있으니 내년 상반기까지 관망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달 가계 부채 관리를 위해 특례보금자리론을 축소하는 등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서울만해도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거래가 뜸해지는 등 여러 지표가 두 세 달 전과는 딴판이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354건으로, 전달(3849건) 대비 13% 감소했다. 이달 들어선 감소세가 더 뚜렷하다. 이날까지 집계된 거래량은 958건에 불과하다. 현재 월말인 점을 감안하면 9월 대비 71%가량 급감한 셈이다.

서울지역 아파트 매물도 계속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연초 5만513건(1월 1일 기준)에서 이달 29일엔 7만7557건으로 2만7000건(약 54%) 이상 늘었다. 4~8월 6만여 건을 유지하다가 9월부터는 매물이 쌓이는 속도가 빠르다. 경기지역은 이날 기준으로 아파트 매물이 14만 건을 돌파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거래량은 시장 선행지표 격인데 이달 들어 큰 폭으로 줄어든 걸 보면 확실히 매매 심리가 둔화된 걸 알 수 있다”며 “정부가 대출을 조이고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당분간 관망하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박 전문위원은 이어 “서울은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반등해 아직 매도인과 매수인 간 호가 차이가 크다”며 “올 연말과 내년 상반기까지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한국은행의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도 주택 하락세가 감지됐다. 이달 주택가격전망CSI는 108로 9월(110)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 CSI가 100 이상이면 1년 뒤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란 소비자들의 답변이 많다는 의미다. 다만 이 수치는 올해 들어 매달 오름세를 보이다가 10월을 기점으로 다소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에서도, 10월 넷째 주(23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0.05% 상승했다. 전주(0.07%)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도 지난주(0.09%)보다 오름세가 0.07%로 줄었다. 이중 강북구는 0.01% 하락해 서울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매매시장 불확실성으로 전세 수요는 꾸준히 유입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0월 넷째 주 전세 가격은 전국이 0.13% 올랐고, 서울도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0.1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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