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질주…3분기만 146% 급등, 年영업익 10조 첫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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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에도 ‘질주’를 이어갔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세계 경기 침체에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친환경차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3조82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3%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 2분기 4조2000억원대 영업이익에는 못 미쳤지만, 3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매출은 41조2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조6524억원이 됐다. 아직 4분기를 남겨놓고 있지만, 현대차가 연간 기준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기아 역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어 두 회사의 올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3분기 실적은 27일 발표 예정이다.

시장에선 자동차 비수기인 3분기를 맞아 현대차가 ‘피크 아웃’(실적이 정점을 찍은 뒤 상승세가 둔화하는 현상)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고공행진’을 이어간 배경에는 고부가 차량 중심의 판매 증가가 있다.

현대차는 이번 분기에 전년 동기 2.2% 증가한 104만5510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북미·유럽·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실적이 골고루 탄탄했다. 특히 마진이 높은 제네시스(5.1%)와 SUV(54.7%), 대형 승용차(5.9%) 판매 비중이 65.7%에 이른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늘리고 아이오닉 5·6 등 전기차 판매도 늘었다. 올 3분기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같은 기간 33% 증가한 16만8953대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7월 발표한 ‘실적 전망치’(가이던스)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당시 현대차는 매출 증가율 14~15%, 영업이익률 8~9% 증가를 제시한 바 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가이던스를 살짝 초과할 수 있다고 보지만 가이던스를 수정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 전쟁과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이 악재로 꼽혔다. 서 부사장은 “이스라엘 전쟁으로 4분기에만 5000~6000대 판매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미국 공장의 직원은 UAW에 소속돼 있지 않지만, 추후 GM·포드의 임금 협상 결과에 따라 임금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맥락에서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고 있지만, 전략에 변화가 없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신공장(메타플랜트)도 차질 없이 건설해 내년 하반기 가동 계획을 그대로 지켜가겠다고 밝혔다. 서 부사장은 “(전기차의) 주요 소비자가 얼리 어답터에서 일반 소비자로 변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잠깐의 ‘허들’(수요 감소)이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전기차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공장에 대해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받는 측면에서 의사결정을 빠르게 한 것이다. 내년 하반기 가동 계획을 지키겠다”고 답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등 주요 차종이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북미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는 내년 하반기까지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UAW 파업의 경우도 미국 업체들이 생산을 제대로 못하는 데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다만 고금리가 전기차 수요 불안이 변수”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2분기에 이어 3분기 배당도 보통주 기준 1500원으로 결정했다. 현대차 측은 “지속적인 분기 배당을 통한 주주 환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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