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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100패한 두 팀이 월드시리즈 격돌…54년 만의 '기적'이 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4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고 기뻐하는 애리조나 선수들. AP=연합뉴스

지난 24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고 기뻐하는 애리조나 선수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아메리칸리그(AL)의 텍사스 레인저스는 2021년 나란히 바닥을 쳤다.

애리조나는 그해 52승 110패(승률 0.321)로 정규시즌을 마쳐 AL 동부지구의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함께 최다패를 기록했다. 같은 지구(NL 서부지구) 우승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107승 55패)의 승수보다 애리조나의 패수가 더 많았다. 텍사스도 60승 102패(승률 0.370)로 AL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다. 1973년 이후 48년 만의 팀 최다패 기록이었다.

그랬던 두 팀이 2년 만에 '폴 클래식'의 주인공이 됐다. 텍사스와 애리조나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막을 올리는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맞붙는다. 두 팀 다 리그 챔피언십시리즈를 7차전까지 치르고 어렵게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MLB닷컴은 "텍사스와 애리조나의 승부는 이전에 (월드시리즈에서) 볼 수 없던 종류의 매치업"이라며 "역대 최고의 '리바운드 월드시리즈'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5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고 기뻐하는 애리조나 선수들. USA 투데이=연합뉴스

지난 25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고 기뻐하는 애리조나 선수들. USA 투데이=연합뉴스

한 시즌 100패를 한 팀이 다음 두 시즌 안에 월드시리즈에 오른 건 텍사스가 역대 네 번째, 애리조나가 역대 다섯 번째다. MLB닷컴은 "앞서 1914년 보스턴 브레이브스, 1968년 보스턴 레드삭스, 1969년 뉴욕 메츠, 2008년 탬파베이 레이스가 100패 시즌 후 2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2년 전 100패 이상을 한 두 팀이 같은 해 월드시리즈에서 맞붙게 된 것은 올해가 사상 최초다.

심지어 애리조나와 텍사스는 지난 시즌에도 가을 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텍사스는 68승 94패, 애리조나는 74승 88패로 나란히 5할 승률에 못 미쳤다. 지난해 두 팀의 평균 승률은 0.438. 역대 월드시리즈 매치업의 직전 시즌 평균 승률 중 1991년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미네소타 트윈스(1990년 0.429) 다음으로 낮다.

그러나 텍사스는 올해 90승 72패로 반전을 일으키면서 4번 시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탬파베이, 볼티모어,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연거푸 꺾고 꿈의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6번 시드로 가을 야구에 턱걸이한 애리조나(84승 78패)도 밀워키 브루어스, LA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차례로 제치고 월드시리즈까지 올랐다.

올해 월드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는 26일(한국시간) 텍사스 홈 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의 모습. AP=연합뉴스

올해 월드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는 26일(한국시간) 텍사스 홈 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의 모습. AP=연합뉴스

100패의 아쉬움을 2년 만에 극복한 네 팀 중 1914년의 브레이브스와 1969년의 메츠는 결국 월드시리즈 왕좌에 올랐다. 당시 미국 언론은 이들을 '미러클 브레이브스', '미러클 메츠'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말 그대로 '기적'에 가까운 성취였다는 의미다.

올해도 두 팀 중 한 팀은 무조건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미러클 메츠' 이후 54년 만의 기적이 MLB의 가을을 수놓게 된다. 어느 쪽이 우승하든 구단 역사에도 의미가 깊다. 텍사스가 승리하면 1961년 창단 후 첫 우승, 애리조나가 승리하면 2001년 이후 22년 만의 두 번째 우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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