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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스라엘 전쟁법 준수해야" "中, 필리핀 공격 시 방위조약 발동"

중앙일보

입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장에 도착해 취재진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장에 도착해 취재진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10월 6일(하마스의 기습 전날)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는 하마스가 더는 이스라엘에 테러 공격을 가하고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지 못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는 민간인 뒤에 숨어 있으며 이는 이스라엘에 추가적인 부담을 준다”면서 “그렇다고 이스라엘이 전쟁법에 따라 작전을 수행할 필요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위기가 끝나면 다음 단계 비전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지적하면서 해결책이 “‘두 국가 해법’이어야 한다”고 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을 하나의 독립 국가로 인정해 이스라엘과 공존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사람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동등하게 안전·존엄·평화 속에서 나란히 살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상전 연기 요청했나” 질문에 “No”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에 잡힌 인질 구출을 위해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 지상군 침공 연기를 요청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요청한 것은 사람들을 안전하게 구출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상군 진입 시 인질이 위협받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문제는 그들을 구출할 방법이 있느냐 없느냐는 것”이라며 “구출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가 그간 공들여온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하마스가 공격을 감행한 이유 중 하나는 지역 통합을 위한 진전 때문이라는 게 저의 직감”이라며 “우리는 그 일을 뒤로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보급선이 시에라 마드레 기지에 보급품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중국 해경선과 충돌해 정박해 있다. AFP=뉴스1

22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보급선이 시에라 마드레 기지에 보급품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중국 해경선과 충돌해 정박해 있다. AFP=뉴스1

“필리핀 공격 시 상호방위조약 발동”

오커스(AUKUS, 호주·영국·미국의 안보 동맹) 동맹국인 미국과 호주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은 곳곳에서 대(對)중국 견제 메시지가 묻어났다. 양국은 우선 일본과 함께 무인기 시스템에 관한 3국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인수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해저 통신 케이블 투자를 통해 태평양 도서국 간 디지털 연결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대만과 관련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호주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대만해협 등에서 자유로운 항해의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말하면서, 최근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중국과 필리핀 선박의 충돌에 대해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필리핀에 대한 어떠한 공격이라도 (미국과) 필리핀의 상호방위조약이 발동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모든 면에서 경쟁할 것이지만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으로 역사는 인도·태평양서 쓰일 것”

앨버니지 총리의 내달 초 중국 방문을 앞두고 열린 이번 양국 정상회담은 인도·태평양에서의 대중국 포위망을 더욱 견고히 해두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열린 앨버니지 총리 환영 만찬에서 “우리 세계의 역사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인도·태평양에서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건배를 제의하며 “호주에 있어 미국보다 더 큰 우방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27일 백악관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왕 부장이 27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의 회담이 잡혀 있으며 이 회담 전후 바이든 대통령과도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에이드리언 왓슨 NSC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설리번 보좌관이 27일 왕 부장을 만날 예정으로 이는 책임감 있는 관계 관리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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