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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박종무의 휴먼 & 펫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면세의 뜻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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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에게 기쁜 소식이 있다. 지난 2011년부터 반려동물 진료비에 부과되던 부가가치세가 이달부터 대부분 면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 조치로 반려인들은 10%가량의 반려동물 진료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2011년 반려동물 진료비에 부가가치세가 적용되는 과정에서 많은 반려인과 동물보호단체, 수의사들은 경기도 과천종합청사 앞에서 삭발식을 하는 등 격렬한 반대 시위를 펼쳤다. 부가가치세는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을 때 발생하는 부가가치에 대해 과세하는 세금이다.

휴먼 & 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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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부과하지는 않는다. 식료품이나 버스 요금과 같은 생필품이나 서비스에는 면세된다. 같은 이유로 성형 수술과 같은 미용 목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외한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도 면세된다. 이런 점에서 반려동물의 진료비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것은 같은 의료 행위에 대한 형평성 문제와 진료비 부담 증가로 유기 동물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과세 적용 당시 큰 반대에 부딪혔던 것이다. 그런데도 반려동물 사육을 사치로 생각해서인지 반려동물 진료비에 대한 부가세는 과세하였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의하면 2022년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602만 가구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제 많은 반려인은 반려동물을 사치라고 여기지 않으며 가족의 일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은 시간이 흐르며 많이 변했다. 그러한 인식의 변화에 걸맞게 반려동물에 부과되던 부가세 면세는 바람직한 변화이다.

이러한 부가세 면세가 단지 얼마의 진료비 절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을 소중한 하나의 생명으로 인식하는 계기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한 다른 생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지구의 뭇 생명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까지 가져다주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