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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우디 43년만의 공동성명…尹 “네옴시티는 현대판 만리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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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양국 간 전방위 협력 강화를 천명했다. 1962년 수교한 이래 양국은 교역 규모가 400배 커질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ㆍ발전시켜왔다. 윤 대통령은 1980년 당시 최규하 대통령이 공동성명을 채택한 지 43년 만에 양국 정상 간 성명을 채택함으로써 이런 움직임을 가속할 가시적인 틀을 마련했다.

공동성명에는 원유와 제조업, 건설 등 전통 산업 분야는 물론, 미래 기술과 안보까지를 포괄하는 협력 강화 방안이 담겼다. 2022년 수교 60주년을 맞아 수립한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심화ㆍ발전시켜나가자고 뜻을 모은 양측은 “교역 및 미래지향적 산업 분야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수소경제, 스마트시티, 미래형 교통수단, 스타트업 등 공통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투자 확대를 적극 모색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 만찬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 만찬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측은 1960~70년대 ‘중동 건설 붐’을 일으켰던 건설ㆍ인프라 분야의 협력 방안도 강조했다. 공동성명에는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 중인 키디야, 홍해 개발, 로신, 디리야 등의 기가 프로젝트와 이에 연관된 인프라 사업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포함해 예상 사업비 5000억 달러(670조원)로 추산되는 네옴 시티가 세 차례 언급됐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전날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기업인들과의  현지 만찬에서 네옴 시티를 언급하며 “현대판 만리장성으로 정말 놀라웠다”며 “우리 기업들의 대대적 참여가 필요하다.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에너지 협력과 관련해선 “사우디가 계속해서 한국의 원유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가장 믿음직한 동반자이자 원유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동시에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전기뿐만 아니라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등 재생 에너지 및 사우디에서 한국으로 수출될 청정 수소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며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양측은 지역 및 국제 안보와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국방ㆍ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범죄ㆍ테러리즘ㆍ극단주의에 대한 대응 협력도 증진키로 했다. 특히, 방산 협력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성명 발표 직후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 등을 접견하고 “국방개혁 성공과 국방력 강화에 한국이 일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한국산 요격미사일인 천궁-Ⅱ 등 방공 무기체계 도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긴장 상황을 비롯한 폭넓은 외교ㆍ안보 이슈도 담겼다. 이-팔 사태와 관련해 양측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민간인을 공격하는 것에 반대하고, 고통받고 있는 민간인들에게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국제 사회와 함께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을 겨냥해 양측은 “한반도와 국제 사회의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핵ㆍ탄도 프로그램 및 무기 이전을 포함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안보리 결의의 모든 위반을 규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오후 영빈관에서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오른쪽)과 압둘라 빈 반다르 알 사우드 국가방위부 장관을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오후 영빈관에서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오른쪽)과 압둘라 빈 반다르 알 사우드 국가방위부 장관을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우디 국빈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사막의 다보스 포럼이라 불리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포럼’에 주빈으로 참석했다. ‘새로운 나침반’이란 주제의 포럼에서 윤 대통령은 사우디 건설현장에서 시작된 중동과 한국 간의 신뢰가 지난해 한ㆍ사우디 간 290억 달러(약 39조2000억원) 규모의 경제협력으로 이어진 사례를 소개했다. 이번 사우디 국빈 방문을 통해 체결한 156억달러(약 21조1000억원) 규모의 계약ㆍ양해각서(MOU)까지 합치면 총 446억 달러(약 60조3000억원)로 늘어난다.

이 행사를 마지막으로 사우디를 떠난 윤 대통령은 카타르로 이동해 국빈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카타르 국영 통신사 QNA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지난 50여년간 카타르 내 약 130건의 건설 사업에 참여했다”며 “카타르와의 협력 분야를 투자, 방산, 농업, 문화, 인적교류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착 직후 한국관이 설치된 도하 국제원예박람회를 찾은 윤 대통령은 25일 카타르 에미르(군주)인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와 정상회담과 국빈 오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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