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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리는 울산대 의대…"왜 울산 놔두고 서울서 수업하나" [이슈추적]

중앙일보

입력

울산 남구에 있는 울산대 내 의예과 학과 사무실 앞. 사진 울산대

울산 남구에 있는 울산대 내 의예과 학과 사무실 앞. 사진 울산대

울산 남구에 있는 울산대 내 의예과 학과 사무실 앞 게시판. 사진 울산대

울산 남구에 있는 울산대 내 의예과 학과 사무실 앞 게시판. 사진 울산대

지방 의사 부족 등 문제로 정부가 2025학년부터 의대 정원 확대를 검토 중인 가운데 울산에서 '울산대 의대'의 완전한 지역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울산대와 울산대병원이 울산 남구·동구에 각각 있지만, 의대 학생 임상·실습·수련은 대부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부족한 지역 의료 인프라"

울산 동구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꾸려진 '제3회 동구살리기 주민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달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대 의대를 지역에 완전히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제3회 동구살리기 주민대회 조직의원회(울산건강연대 측 제공)

울산 동구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꾸려진 '제3회 동구살리기 주민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달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대 의대를 지역에 완전히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제3회 동구살리기 주민대회 조직의원회(울산건강연대 측 제공)

울산 동구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꾸려진 '제3회 동구살리기 주민대회 조직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대 의대를 지역으로 완전히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한달간 진행한 동구살리기 주민투표에 1만8007명이 참여했는데, 울산대 의대 완전 이전이 분야별 1위 요구안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조직위원회 측은 "부족한 지역 의료인프라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열망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는 '울산대 의대' 간판이 있다. 아산병원 내에 울산대 의대 교수 직함을 가진 의사가 상당수다. 1988년부터 아산병원이 울산대 의대 학습장으로 쓰이면서다. 학교 이름은 울산대 의대지만 정작 의대 학생들은 예과 1년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업을 서울에서 받았다. 의료 시설과 의료 인력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걸 막기 위한 지역 의대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울산대 전경. 사진 울산대

울산대 전경. 사진 울산대

교육부는 2021년쯤 울산대에 해당 사례를 바로잡도록 권고했다. 이에 울산대 측은 지난해 말 의대 기능을 울산으로 되돌리기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 올해 신입생부터 예과 1년 만이 아니라, 4년 정도 되는 이론 수업은 모두 울산에서 받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2024년까지 울산 동구 울산대병원 인근에 있는 문화체육시설 한마음회관을 개조, 기숙사와 실습장 등을 갖춘 의대 학사 건물을 조성 중이다.

"의학교실까지 완전한 이전 필요"

울산건강연대 측은 "울산대 의대는 형식적인 이전이 아닌 본과 4학년, 기초의학교실, 의과대학원까지 다 (서울에서 울산에) 내려오는 완전한 이전 계획을 수립해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3월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모습. 사진 울산건강연대

울산건강연대 측은 "울산대 의대는 형식적인 이전이 아닌 본과 4학년, 기초의학교실, 의과대학원까지 다 (서울에서 울산에) 내려오는 완전한 이전 계획을 수립해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3월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모습. 사진 울산건강연대

하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민단체인 울산건강연대 측은 올 3월 기자회견을 통해 "울산대 의대는 형식적인 이전이 아닌 본과 4학년, 기초의학교실, 의과대학원까지 다 (서울에서 울산에) 내려오는 완전한 이전 계획을 수립해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지난 34년 동안 울산은 수련의 부족, 의료인력 부족, 기초의학 연구 부재 등 문제점을 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론 수업만으론 완전한 지역화가 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울산은 의료 인프라가 빈약하다. 울산의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4명(전국 평균 3.1명)으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전문의 비중은 1.69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다. 의대가 있는 울산대병원이 있지만, 올해 전공의 모집 결과 소아청소년과 등 5개 과가 정원에 미달했다. 지난 5년간 울산대 의대 졸업자 185명 가운데 80%가 수도권에 정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궁극적으론 지역화 목표, 의대 정원도 늘려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의 모습. 연합뉴스

이에 대해 울산대 관계자는 "30여년 전 서울 아산병원에 의대 학습장이 만들어지게 된 것은 과거 '현대'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의료·교육환경이 잘 갖춰진 곳에서 뛰어난 울산대 의대 의료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의대 학사건물까지 울산에 조성 중인 만큼 궁극적으론 울산대 의대의 완전한 지역화를 (대학에서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정원이 40명인 울산대 의대 신입생 규모까지 늘린다면 부족한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울산시는 최근 보건복지부에 울산대 의대 정원을 최대 100명 이상 증원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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