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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못난이 농산물’ 확대…내년 고추·파프리카도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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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면

충북도는 지난해 12월 청주의 한 김치공장에서 못난이 김치 출시 기념식을 열었다. [사진 충북도]

충북도는 지난해 12월 청주의 한 김치공장에서 못난이 김치 출시 기념식을 열었다. [사진 충북도]

충북도가 농산물 판로 확보를 위해 개발한 ‘못난이 김치’ 사업을 사과·수박·감자·고추 등 모든 농산물로 확대한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배추 외에도 일손이 부족해 폐기하는 농산물을 다시 활용할 계획”이라며 “우선 활용도가 30~40% 불과한 끝물 고추를 수확해 다진 양념과 고추 장아찌, 고추 부각 등 ‘고추 3형제’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끝물 고추는 제철인 8월 말부터 9월까지 수확하고 남은 고추를 말한다.

충북도 농산물·가공식품 브랜드인 ‘못난이’는 지난해 9월 상표권을 등록하면서 출시됐다. 당시 배추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급락으로 괴산 등 산지에서 서리를 맞은 생배추가 속출했다. 도(道)는 이 배추를 가져다 못난이 김치를 만들었다. 농가가 시세보다 싼 가격에 배추를 팔면, 김치 제조업체는 이윤을 많이 남기지 않고 김치를 만들어 팔았다. 가격이 시중에서 파는 국내산 김치보다 20~40% 저렴했다.

오세동 기업사랑농촌사랑운동본부장은 “못난이 김치가 업사이클링 푸드로 입지를 다지면서 외식업체와 대형마트 등에 226t(7억6000만원)을 팔았다”며 “최근 서울 상생상회에서 이틀간 2㎏짜리 못난이 김치 250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못난이 김치는 올해 미국·호주·베트남 등 해외 8개국에 7.7t을 수출했다.

충북도는 못난이 김치 성과를 모든 농산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2~9월 못난이 농산물 판촉행사를 통해 경쟁력도 확인했다. 이 기간 농협 유통을 통해 사과 54.4t과 수박 16t, 감자 2.5t, 오이 12.4t, 샤인머스캣 4t 등 90t가량을 판매했다. 대형마트 입점이 어려운 비규격·등급 외 제품으로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11곳에 못난이 농산물 전용 판매대를 운영했다. 내년에는 못난이 농산물이 고추·사과·수박·오이·깻잎·고구마 순·파프리카 잎 등으로 늘어난다.

민영환 충북도 농정국장은 “농업기술원과 부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인력 부족으로 수확하지 못하는 농산물과 가공용으로 소외됐던 부산물을 새 소득원으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환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끝물 고추로 만든 가공식품을 직접 소개했다. 이 제품은 고춧가루와 고추장 제조에 쓰이지 않는 청고추를 활용해 만든다.

김 지사는 “청고추는 예부터 장아찌로 만드는 등 쓰임새가 다양한데도 현장에선 버려지는 게 너무 많았다”며 “청고추를 얇게 썰어 한우고기를 넣고 볶은 다진 양념, 간장에 절인 장아찌, 청고추를 말려 찹쌀을 입힌 고추 부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충북도는 도시농부 사업을 못난이 농산물 수확과 연계할 방침이다. 도시농부는 농가에 일손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인건비 40%를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한다. 현재 도시농부 3616명이 활동하고 있다. 내년에는 연인원 기준 도시농부 10만 명을 못난이 농산물 수확·가공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못난이 농산물은 판로가 없어 팔지 못했을 뿐 맛과 품질은 정상 제품과 비슷하다”며 “못난이 농산물 제조·가공·판매시설 지원을 늘리고, 유통 조직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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