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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 찍어주고, 콘서트도 연다…“요즘 호텔은 숙박 넘어 체험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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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을 하며 오케스트라 공연을 즐길 수 있었던 ‘워커힐 파크 콘서트’ 전경. 사진 워커힐호텔앤리조트

피크닉을 하며 오케스트라 공연을 즐길 수 있었던 ‘워커힐 파크 콘서트’ 전경. 사진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추(秋)캉스’의 계절을 맞은 호텔 업계가 예술·체험 콘텐트를 확대하고 있다. 20·30대를 중심으로 단순히 하룻밤을 자는 게 아닌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수요가 늘어나서다.

23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는 고객들 사이 스냅 촬영 서비스가 인기다. 과거 호텔이 제공하는 격식 있는 사진 촬영이 아니다. 최근엔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기 좋게 장소와 구도를 정하고, 보정까지 해준다.

서울신라호텔은 호텔 내 팔각정과 단풍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스냅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서울 신라호텔

서울신라호텔은 호텔 내 팔각정과 단풍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스냅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서울 신라호텔

서울 신라호텔은 붉게 물든 단풍과 영빈관·팔각정 등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스냅 패키지(디럭스룸 숙박 포함 최소 46만원)를 판매 중이다. 올봄에 한정 상품으로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아 아예 상시화했다. 최근엔 운영 횟수를 하루 2회가량에서 4배로 늘렸음에도 ‘날마다 완판’이다. 이 호텔 관계자는 “사진 전문 직원이 호텔 내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때와 장소를 잘 알고 있고, 제한된 투숙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촬영해주는 게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파르나스 호텔 제주 역시 ‘유채꽃 명소 스냅 패키지’ ‘리마인드 스냅 패키지’ 등을 선보여 특별한 순간을 기록하려는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체험 공간도 확대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올여름 ‘워터밤 속초’를 개최하고 스니커즈 브랜드 ‘캐치볼’ 팝업스토어 등을 운영했다. 그 결과 올해 한화리조트 멤버십의 20·30대 신규 가입 고객이 전년 대비 33% 늘었다. 이번엔 한화리조트 경주에서 ‘카누 바리스타’ 팝업을 다음 달 5일까지 선보인다. 한지·격자무늬 등 한국적인 느낌을 강조해 공간을 꾸몄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단순 팝업이 아닌 호텔·리조트의 매력과 지역 감성이 담긴 공간을 만들어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리조트 경주에 마련된 카누 바리스타 팝업스토어. 사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리조트 경주에 마련된 카누 바리스타 팝업스토어. 사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트캉스’(아트+호캉스) 또한 대세로 떠올랐다. 소비를 통해 문화적 만족감을 충족시키려는 ‘아트 슈머’를 겨냥해 로비에 미술품을 전시하거나 호텔 내부에서 공연을 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해 서울 신라호텔은 10년 만에 로비 회화 작품을 교체해 이배 작가의 신작을 전시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이달 15, 22일 야외 공간에서 ‘파크 콘서트’를 열었다. 가을 숲을 배경으로 와인·맥주·음료 등을 즐기며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 삽입곡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였다. 공연 시작 전후로는 팔찌 만들기 등 체험 행사도 진행했다. 시그니엘 서울은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를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 사이 예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호텔들도 고객 사로잡기에 나선 것”이라며 “‘갈라 디너’와 같은 미식 행사뿐 아니라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콘텐트를 경쟁적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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