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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스라엘 "포탄 달라"…미제 155mm포탄·스팅어 '쟁탈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지상전이 최대 3개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우방국 미국이 20개월째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에도 포탄 등을 공급해야 하면서 일부 무기는 부족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18일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국경 근처에서 155㎜ 포탄을 운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18일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국경 근처에서 155㎜ 포탄을 운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안보 관리와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포병 소모전)와 이스라엘(공습 및 시가전)이 각각 다른 패턴의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두 전쟁 모두 오래간다면 각국이 원하는 무기가 겹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 미국에서 경쟁적으로 얻길 원하는 무기로 NYT는 155㎜ 포탄, 스팅어 휴대용 대공미사일, 스마트 폭탄 등을 꼽았다.

이 중에서도 특히 지상 수십 km 내의 목표물 타격을 위해 155㎜ 포탄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가 올 초부터 서방에 집중적으로 요청한 게 바로 155㎜ 포탄이다. 지금까지 미국으로부터 200만발 이상을 받았는데, 더 많은 포탄을 원하고 있다. 그런데,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이 임박한 이스라엘도 다급한 상황이라 최근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려던 155㎜ 포탄 수만발을 이스라엘에 보내기로 했다.

문제는 미국 등 서방에서도 포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앞서 이달 초 롭 바우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위원장은 "이제 (포탄) 창고의 바닥이 보인다"고 한탄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선 탈냉전 이후 군수산업이 축소되고, 최근 전 세계 물가상승으로 포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점점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 포탄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기가 쉽지 않다.

우크라이나 군인이 지난 5월 18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최전선에서 스팅어 미사일을 겨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이 지난 5월 18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최전선에서 스팅어 미사일을 겨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전쟁 초기 러시아군 항공기를 격추하는데 위력을 발휘한 스팅어 미사일도 이스라엘에 필요한 무기로 꼽히고 있다. 곧 하마스와 복잡한 가자시티 내에서 시가전을 벌여야 하는 이스라엘군에게 스팅어 미사일(한 기당 5억원)은 가성비 좋은 무기다. 고가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한 기당 40억원)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하마스의 로켓과 드론(무인기)을 격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스팅어 미사일 역시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란 점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스팅어 미사일 약 2000기를 보냈다. 워싱턴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선임 고문 마크 캔시언은 "스팅어 미사일의 재고가 극도로 제한적이고 새로운 생산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도장치가 달린 스마트 폭탄도 미국이 올가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했는데 이스라엘도 최근 지원해 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에 보낸 첫 번째 무기도 GPS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장착된 소구경 폭탄 약 1000발이었다.

다만 155㎜포탄이나 스팅어 미사일과 달리 스마트 폭탄의 재고는 넉넉한 편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가 지난 2018년부터 3만4000발 이상의 스마트 폭탄을 비상용 재고로 조달해 놓은 상태라 당분간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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