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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건축 60년 외길' 전흥수 대목장 별세…대목장 1명만 남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02년 4월 전흥수 대목장이 사재로 지은 고건축박물관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02년 4월 전흥수 대목장이 사재로 지은 고건축박물관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중앙포토

국가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 전흥수 보유자가 전날(22일) 85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은 전통 건축 분야 목수로서 일생 기술 보존과 전승에 힘써 왔다.

전 대목장이 사망하면서 대한민국에는 단 1명(최기영)의 대목장이 남았다. 당초 신응수·전흥수·최기영 3명의 무형문화재 대목장이 생존해 있었으나 이중 신 대목장은 서울 광화문 복원 과정에 사용할 금강송 일부를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벌금형을 선고받으며 무형문화재 자격을 잃었다.

2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1938년생인 고인은 부친인 고(故) 전병석 씨와 충청 지방의 유명한 대목장이었던 김중희 선생 아래에서 목수 일을 배우며 체계적으로 고건축 기술을 익혔다.

대목장(大木匠)은 건축 공사의 전반을 담당하는 목수로, 현대의 건축가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각 재료를 마름질하고 다듬는 기술 설계부터 공사 감리까지 다양한 과정을 맡는데, 궁궐이나 사찰 등을 건축하는 짓는 사람을 대목장 혹은 도편수라 물렀다.

고인은 1961년부터 주요 문화유산 공사 현장에서 일했다. 남한산성·흥인지문·창덕궁 등을 수리·보수했다. 마곡사·월정사·화엄사 등 주요 사찰 공사도 맡았다.

이후 1979년 문화재수리기능사 자격을 취득해 장인으로서 한 길을 걸었다.

수원 화성의 남쪽 문인 보물 ‘수원 팔달문’을 해체·보수하는 과정에서는 공사를 총괄하는 도편수로서 약 3년간 작업을 이끌었다.

지난 2002년 4월 전흥수 대목장이 사재로 지은 고건축박물관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02년 4월 전흥수 대목장이 사재로 지은 고건축박물관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중앙포토

고인은 전통 건축의 맥을 잇는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1998년 10월에는 사재를 들여 고향인 충남 예산에 고건축박물관을 세워 다양한 건축물 모형과 목수들이 쓰던 갖가지 연장, 자재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

2000년 대목장 보유자로 인정받은 뒤에도 전통 건축 계승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런 공로로 생전 문화체육부 장관 공로패(1998), 좋은 한국인 대상(1999), 행정자치부 장관상(2002), 대한민국 문화유산상 보존관리 부문(2004), 보관문화훈장(2016) 등을 받았다.

빈소는 경기 분당제생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되며, 발인은 2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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