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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금리 충격파…코스피 2400선 깨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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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1호 01면

코스피가 7개월 만에 2400선을 내줬다. 코스닥도 2%대 가까운 낙폭을 보이면서 하루 새 국내 증시에서는 시가총액 38조3068억원이 증발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연 5%까지 치솟으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9% 하락한 237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400선을 내준 건 올해 3월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이날 기관은 1744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1121억원을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700원 내린(-1.01%) 6만8800원에 장을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도 각각 3.54%, 2.86%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89%(14.79포인트) 내린 769.25로 마감했다. 이날 한국 증시뿐 아니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74%), 홍콩 항셍지수(-0.72%), 일본 닛케이225 지수(-0.54%)도 하락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 하락을 이끈 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긴축 발언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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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9일(미 동부시간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001%까지 오른 뒤 4.9898%에 마감됐다.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경제클럽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히 높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탄탄한 경기와 노동시장을 근거로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확산도 미국 국채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지원키로 했는데, 자금 마련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채권가격 하락(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중동 전쟁의 확전 우려는 유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유가도 1%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당분간 한국 증시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악재는 쌓이는데 호재가 없다”라며 “미국 국채금리 오름세가 꺾일지는 다음 달 소비와 고용 데이터 흐름을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증권은 지난해 말 코스피 종가(2236.4)를 고려하면 연내 코스피가 2200대까지 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본격적인 조정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와 달러 강세가 증시에 부담 요인이지만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수준의 위기라고 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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